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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노고단 아래서 할아버지 단소소리 들으며 ‘내 운명’ 예감했죠”

등록 2016-07-11 19:07수정 2016-07-11 21:59

9월 개관 돈화문국악당 김정승 예술감독…‘품격·친숙’ 두 날개로
김정승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 세종문화회관 제공
김정승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 세종문화회관 제공
동틀 무렵이면 할아버지는 단소와 거문고를 연주했다. 소년은 지리산 노고단 아래에서 새벽마다 그 선율에 잠을 깼다. 그때 이미 음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운명을 직감했다. 전남 구례중 교장을 지낸 할아버지는 ‘비개비’(비가비·양반 출신의 광대)로, 우당 김윤덕의 거문고 풍류를 전수받은 구례향제줄풍류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였다. 할아버지는 백경 김무규(1908∼94)로 영화 <서편제>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정승(43)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의 내력이다. 지난 10일 대금 연주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그를 9월 개관 준비에 한창인 돈화문국악당에서 만났다.

“돈화문국악당의 두 열쇳말은 ‘품격’과 ‘친숙’이다.” 김 감독은 음악적 방향을 연주의 품격과 대중성이라고 콕 찍어 강조했다. 144석 소극장이라 연주자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관객과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극장의 효용성이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았다. “애초 궁중예술 전용극장으로 쓰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기층부터 궁중까지 전통예술을 아우르는 음악과 미래의 한국 현대음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일찌감치 생각의 갈래를 다잡았다. 신진세력을 발굴하고 공연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지금 개관 전 공연이 굉장히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커피 한잔 값이면 볼 수 있다는 가격도 이유겠지만, 138개 팀을 대상으로 공모해 뽑은 공연이 아주 고품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앞으로도 2만원 안팎으로 입장료를 정하되, 여러 할인장치를 통해 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돈화문국악당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과 함께 순수하게 자연음향을 쓴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우리 국악당이 음향적으로 풍류사랑방에 못지 않다는 생각이다. 개관 전까지 계속 개선해나갈 생각이다.”

좋은 극장엔 좋은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한다. “개관 공연 때 모든 분을 초청하진 못하지만, 국립국악원 정악단, 안숙선 판소리 명인, 김덕수 사물놀이 명인, 한예종 대취타 등 장르별 최고 명인을 모신다.”

김 감독은 10월엔 연주와 동시에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국악의 맛’도 준비중이다. 이어 11월엔 ‘미래의 명곡’ 시리즈를 올린다. 그 자신 소속된 한국현대음악앙상블을 비롯, 사계, 최우정의 ‘음악극 시리즈’ 등이 포함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내년에는 제작극장으로서 예술가의 인생과 예술을 담은 음악극을 올릴 구상도 갖고 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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