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음악의 새로운 해석과 창조적 변용을 시도하는 뮤지션들. 오른쪽 부터 류한길, 계수정, 홍철기, 영신씨. 김경호 기자jijae@hani.co.kr
홍대앞 전위적 아티스트 7개팀
11월 2∼3일 실험적 연주회
11월 2∼3일 실험적 연주회
젊은 전위 음악인들이 바라보는 윤이상(1917~1995)의 음악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홍익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장 전위적인 아티스트들이 윤이상의 10주기(11월3일)를 기념해 11월2~3일 저녁 7시30분 홍대 클럽 로보에서 ‘밤이여 나뉘어라!’라는 돌발적인 연주회를 연다. 윤이상과 미디어뮤직의 만남이 주제인 이날 연주회에는 계수정 트리오(계수정, 최창우, 손경호), 릴레이 밴드(홍철기, 최준용, 진상태, 류한길, 최정호, 최수환, 배미령, 태호), 브이제이(영신, 파펑크), 재즈뮤지션 알프레드 하르트 등 홍대 주변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참가한다. 지난 27일 낮 서울 마포의 홍대 앞 살롱 ‘바다비’에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들 어렵다고 하는 윤이상의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창작에 영감을 받는다는 것이다. 기존 인디음악의 범주를 거부하려는 이 뮤지션들은 올해 3월부터 다달이 홍대 앞 카페에서 ‘릴레이 음악회’를 열어 형광등과 컴퓨터, 시디플레이어, 에이엠 라디오와 버려진 사물들을 이용해 즉흥연주를 벌여왔다. “윤이상 선생님은 그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못 먹는 감이 되어왔습니다. 이제는 윤이상이라는 좋은 자원을 재해석해 연주해보고 비판도 받아 극복해감으로써 자양분으로 활용해보고 싶습니다.” 황신혜밴드 출신으로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조윤석(40·공연기획자) 연출가는 “윤이상 선생은 서양의 음악적인 배경과 틀을 뒤집어보는 작업을 해왔다”며 “그런 실험정신을 이어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독일에서는 젊은 연주자들이 윤이상 선생님의 작품을 변조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동시대 사람들이 동시대의 음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97년부터 최준용씨와 아스트로노이즈라는 이름으로 기타 피드백부터 고장안 엠디플레이어 등을 이용해 ‘노이즈 음악’을 만들어 오고 있는 홍철기씨는 자신들을 ‘즉흥전자음악가’로 불러달라면서 “윤이상 선생님의 음악은 소리자체로 접근했을 때 공격적이고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연주회는 한국에서 가장 자유롭고 실험적인 창작의 용광로답게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홍대 앞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트북과 온갖 잡동사니 전자기기들로 전파사 창고에 들어온 듯한 느낌의 공연장에서 참가 뮤지션들의 고유한 방식으로 재해석된 윤이상 음악이 국내 음악계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형식과 소리로 다시 태어난다. 피아니스트 계수정(동아방송대 교수)씨는 “현대음악은 가장 인간의 감정에 가깝고 자연스런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윤이상 작품을 듣고 받는 느낌을 계수정이라는 여과장치를 통해 다시 배출하려고 한다”고 연주계획을 밝혔다. 조윤석씨는 “앞으로 해외 아티스트들과 함께 해마다 1차례씩 윤이상 연주회를 벌여 녹음화하는 작업을 하겠다”면서 “이번 연주회는 벽돌을 놓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주회는 윤이상의 <서곡>(1973년)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알프레드 하르트가 ‘밤이여 나뉘어라’라는 시를 독일어로 낭송하고 브이제이 영신씨가 즉흥영상을 보여주는 행사로 시작한다. 7개팀이 2시간여 동안 각자 개성있는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02)723-566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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