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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미인도 뛰쳐나온 미인 ‘치마 살랑살랑~’ 춤판

등록 2016-07-20 14:17수정 2016-07-20 20:15

국립국악원 26일 토크콘서트서
신윤복·김홍도 풍속화를 춤으로
조선시대 기록문화 전문가 해설
양선희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무가가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춤으로 옮긴 작품.
양선희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무가가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춤으로 옮긴 작품.
삼단 같은 머리채 아래 젖살이 통통한 얼굴, 쌍꺼풀 없는 가는 눈에 복스런 코, 아담한 체구에 잘 빗은 머리, 소매가 짧은 노랑 저고리, 속옷을 겹겹 껴입어 부풀린 쪽빛 치마, 앞으로 늘어뜨린 흰 치마끈, 알이 굵은 구슬 세 개로 엮은 노리개….

조선시대의 미인도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다. 그런데 미인이 그림에서 걸어나와 춤을 춘다. 그림에서처럼 옅은 노랑 저고리에 쪽빛 치마를 입은 미인은 먼저 머리와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이윽고 네 명의 미인 춤꾼이 한 손엔 부채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론 치마 끝을 살짝 들어올린다. 걸음걸음 간격은 크지 않고 걸음새는 사뿐사뿐, 치마는 살랑살랑. 발을 들면 숨었던 버선코가 수줍게 인사하고, 팽이처럼 몸을 돌리면 치마가 꽃처럼 퍼진다. 양선희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무가가 짠 춤 ‘미인도’는 단아한 자태와 절제된 움직임이 돋보인다.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국립국악원은 오는 26일 ‘국악 브런치 콘서트’ 다담(茶談) 무대에서 조선시대 풍속화 속의 춤과 음악을 실제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춤과 민속악단의 연주로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김홍도의 ‘무동’ 등 옛 화가의 붓놀림을 춤으로 표현하는 공연이다. 또 ‘계회도’ 속에서 연주되는 풍류음악 ‘영산회상’과 궁중 기록화 속 ‘궁중검무’도 선보인다. 여기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왕실문화연구실 윤진영 실장이 해설을 맡는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무동’.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무동’.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무동’은 조선후기 음악풍속사에서 귀중한 자료다. 무동은 춤추는 아이라는 뜻이다. 피리·대금·해금 등 삼현육각 반주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무동은 쾌활하고 건강한 한국적 해학과 정감을 보여준다.

‘미인도’에서처럼 무동도 그림을 뛰쳐나온다. 긴 소맷자락이 달린 먹빛과 잿빛이 뒤섞인 가사 차림이다. 꽹과리 소리에 맞춰 잰걸음으로 춤판에 등장한 무동은 1m가 넘는 소맷자락을 허공에 흩뿌린다. 날아오를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현란한 춤사위를 자랑하며 장터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무동의 춤과 안무는 안덕기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이 맡았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무동’을 안무해 직접 춤을 춘 안덕기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무동’을 안무해 직접 춤을 춘 안덕기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

‘옛그림과 만나는 춤과 음악 공연’은 지난 3월에 이어 두번째다. 김태훈 단원은 당시 ‘무동’에 대해 시를 썼다.

“난장을 트면/ 육잡이 소리에/ 춤판이 벌어진다// 꽃내미 장단에/ 오금 당겨 차오르고/ 세상살이 서러움은/ 장삼 자락에 감아 던져라// 이내 몸의 팔자가/ 날 적부터 광대였으랴 만은// 내 오늘/ 한 몫으로 판 위에 서고 보니/ 뉘라서 부러우랴.”

해설을 맡은 윤진영 실장은 ‘그림 속 우리 음악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신윤복의 ‘미인도’, 조선시대 ‘계회도’ 등 그림 속에서 발견되는 조선시대의 문화와 기록 정신을 강연한다. 이미 평론가들이 언급한 신윤복의 풍속화를 ‘기록화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특별한 자리다.

국악 브런치 콘서트 다담은 방송인 박정숙의 사회로 다양한 출연자의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국악 연주를 듣는 토크 콘서트다. 주부들의 오전 시간을 활용해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80분 동안 진행한다. 공연 전 로비에서는 모든 관객들에게 차와 다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공연을 진행하는 서울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은 130석 규모의 전통 한옥 형태 소극장으로 100% 자연음향을 자랑한다. (02)580-330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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