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회를 맞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밀양연극촌과 함께 연극이 지역에 뿌리를 내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2010년 8월 폐막식 장면. 사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제공
‘연극, 지역에 뿌리를 내리다.’ 우리나라 대표 연극축제인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지역민과 한몸이 됐다는 말이다. 1986년 창단한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1999년 밀양연극촌에 정착했다. 그래서 올해 16회를 맞아 이런 슬로건을 당당히 내걸었다.
흔히 ‘밀양연극제’로 불리는 이 축제는 본격 휴가철을 맞은 이달 27일~8월7일, 밀양연극촌과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등에서 모두 53편 119회 공연을 올린다.
먼저, 개막작으로 화가 이중섭의 일대기를 그린 <길 떠나는 가족>이 오른다.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퍼포먼스, 노래, 라이브 악단의 연주, 오브제와 함께하는 앙상블 연기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서거 400주년을 맞아 마련한 ‘셰익스피어 기획공연’에는 극단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로미오와 줄리엣>, 영국 출신 알렉산더 젤딘 연출의 <맥베스>, 극단 서울공장의 <햄릿 아바따>, 극단 가마골의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우리극연구소의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했어요>,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이 공연된다.
연희단거리패의 <방바닥 긁는 남자>. 사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제공
지역문화 기획엔 연희단거리패의 <오구>, <백석우화>, <방바닥 긁는 남자>가 관객을 만나며, 명작클래식 주간에는 <벚꽃동산>, <아마데우스>, <보이체크>, <분장실>이 올라간다. 또 가족극 기획에는 <삼신할매와 일곱아이들>, <첫사랑이 돌아온다>, <어중씨 이야기>, <지구사용설명서>, <몬스터> 등이 세대를 뛰어넘어 관객과 만난다.
젊은연출가 전에는 치열한 경합을 통해 선정된 8편의 작품이 함께하며, 대학극전에도 7편의 작품이 미래 한국연극을 이끌 매력을 그려낸다. 주최 쪽은 올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과 밀양연극촌 상주 극단인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등을 맞아 훨씬 다채로운 공연으로 무더위를 날릴 수 있게끔 준비했다고 자부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역 대표 공연예술제’로 선정한 이 축제의 올해 홍보대사는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배우 오달수가 맡았다. (055)355-1945~6.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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