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오르는 연극 <이반검열>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바로 검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 ‘권리장전2016검열각하’ 제공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검열의 과정과 연결된다. 개인적 영역을 넘어 역사·제도적으로 학습되고 국가정책으로 연결된다. 학교와 성소수자, 세월호 생존 학생과 희생자의 형제·자매의 언어를 통해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바로 검열’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4~7일 연극 <이반검열>(극단 전화벨이 울린다)을 올리는 이연주 연출의 설명이다. 검열에 맞서는 젊은 연출가의 릴레이공연 <권리장전2016검열각하> 8월 공연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이다.
‘이반’은 보통 ‘일반’적인 사람으로 불리는 테두리에서 벗어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다. 원래 성적 소수자를 가리키는 이반은 불온한 대상으로 낙인찍힌 존재로, 이 연출은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이 말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이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이반검열> 1·2와 <불온한 당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무대 위의 언어는 차별받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담았다. <성적소수자 학교 내 차별사례모음집>(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행동), <다시 봄이 올 거예요>(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등에서 뽑아왔기 때문이다.
“이반검열은 10대 성적 소수자를 학교에서 가려내 강제전학이나 퇴학시키고, 2차적으로 학생이나 교사의 폭력과 따돌림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수세력은) 성적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 서울시 인권조례에 대해 인권이 아닌 정치문제로 몰아 사회적 금기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제 세월호 문제는 ‘말해선 안 되는 사회적 금기’가 돼가고 있다.”
‘권리장전2016검열각하’ 8월 공연에선 <이반검열>에 이어 11~14일 이경성 연출의 <삐끼ing>(크리에이티브 바키)와 류주연 연출의 <금지된 장난>(극단 산수유), 18~21일 최진아 연출의 <흔들리기>(극단 놀땅), 25~28일 백석현 연출의 <검은 열차>(극단 창세)가 상연된다.
<삐끼ing>는 관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대학로 연극판 삐끼를 검열에 빗댔고, <금지된 장난>은 살인사건을 소재로 우리 생각과 판단이 얼마나 자의적인가를 캐묻는다. 또 <흔들리기>는 검열이라고 인식조차 할 수 없는 검열을 드러내고, <검은 열차>는 열차라는 격리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전투구를 통해 검열을 조장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가시화한다.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과 대학로 일대.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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