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일본 <레 미제라블> 무대에 다시 선다. 29일 소속사 굿맨스토리는 “양준모가 내년에 개막하는 일본 ‘레 미제라블’ 30주년 기념 무대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한다”고 밝혔다. 양준모는 2014년 일본 ‘토호 극단’ 오디션을 통과해 지난해 일본 투어 공연을 한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주인공 ‘장발장’ 역할이다. 내년 3월28일부터 4월말까지 일본에서 연습에 들어간다.
그는 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30주년 무대에 설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첫 일본 공연을 준비하며 6개월간 일본어 가사·대사만 연습했다. 이후에도 틈틈히 연습해둔 것이 이번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뮤지컬 <명성황후>(2006) <스위니토드>(2006) <영웅>(2010~2011) <베르테르>(2013) 등에 출연한 실력파 배우로, 2012년 ‘제1회 예그린 어워드’ 남우조연상과 2014년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조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뮤지컬 <스위니토드>에서 ‘스위니토드’ 역을 맡아 공연 중이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의 손을 거쳐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됐다.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굶주린 가족에게 줄 빵을 훔치다 감옥에 갇힌 장발장의 인생역정을 보여준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최장기간 상연된 공연이자 일본에서도 오래된 라이선스 작품 중 하나다. 양준모 역시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초연 때부터 봤다’는 나이 지긋한 관객들이 많았다. 일본 배우들에게 하나의 목표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30주년 무대 출연은 카메론 매킨토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첫 일본 공연 당시 ‘진정으로 하느님과 교류하는 장발장을 봤다’는 호평을 받은 연기 덕분이다. 출연진 안내문을 보고서야 외국인인 줄 알 정도로 대사도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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