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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입 맞춘’ 임세경-정호윤, 순정과 내숭의 이중창

등록 2016-08-03 10:04수정 2016-08-03 20:57

세계 오페라 무대 주역으로 우뚝
9일 갈라콘서트서 ‘라보엠 이중창’
임 “라보엠의 로돌포 때문에 울어”
정 “해피엔드보다 아픈 사랑 좋아”
함께 출연 이아경 ‘하바네라’ 선사
지난해 세계적인 오페라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에 한국인 최초로 주역 데뷔한 소프라노 임세경(왼쪽)과 빈 오페라극장 전속가수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테너 정호윤.
지난해 세계적인 오페라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에 한국인 최초로 주역 데뷔한 소프라노 임세경(왼쪽)과 빈 오페라극장 전속가수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테너 정호윤.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임세경(41)과 테너 정호윤(39)이 한국 무대에서 ‘입을 맞춘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남녀 주인공 로돌포와 미미의 이중창 ‘오 사랑스런 아가씨’(O soave fanciulla)다. 1막에서 로돌포의 ‘그대의 찬 손’과 미미의 ‘내 이름은 미미’에 이어지는 곡이다. 노래 마지막엔 다시 ‘그대의 찬 손’의 주선율이 흐른다. 남녀 모두 폭발적 고음을 뿜어내다가도 막 시작하는 사랑의 두근거림을 절절하게 들려준다.

정호윤: “아모르~ 아모르~.”(사랑해 사랑해) 이 곡은 로돌포가 미미를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 호감을 갖고 부르는 이중창이죠. 로돌포는 제가 가장 아끼는 배역이기도 합니다.

임세경: 저는 미미처럼 내숭을 못 떨어요, 호호호. (미미가 로돌포에게 촛불을 붙이러 간 것도 의도적 접근이라는 의미)

정: 보기 나름이지만 내숭으로 보기 쉽죠.

임: 저는 미미 때문이 아니라 (순정남이라) 로돌포 때문에 울었어요.

정: 지난 6월 도이체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라보엠>을 녹음할 때 땀범벅 눈물범벅이 됐어요. 제가 해피엔드보다 가슴 아픈 사랑을 좋아해서….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에서 아이다로 출연한 임세경. 임세경 제공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에서 아이다로 출연한 임세경. 임세경 제공
임세경은 내숭을 못 떤다고 했지만, 프로페셔널인 두 사람의 무대는 ‘순정과 내숭의 이중창’이 될 예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3명이 한 무대에 올라 오페라 명곡들을 들려준다. 정호윤, 임세경과 함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46·경희대 교수)이 참여하는 갈라콘서트 ‘테너를 사랑한 여인’이다. 오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임세경과 정호윤을 만났다.

임세경은 지난해 세계 최고 오페라축제 중 하나인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아이다>에 출연했다. 축제 역사상 한국인 최초의 주역 가수였다. 이어 올해 스위스 ‘아방슈 페스티벌’에서도 <나비부인> 주역을 꿰찼다. 그런가 하면 정호윤은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인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전속 솔리스트를 지냈다. 세계에서 러브콜을 받는 그는 영국 로열오페라,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 미국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메이저 오페라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극장에서 <리골레토>에 출연한 정호윤. 정호윤 제공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극장에서 <리골레토>에 출연한 정호윤. 정호윤 제공
임세경은 이번 무대에서 <아이다> 중 ‘이기고 돌아오라’, <가면무도회> 중 ‘여기 죄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이곳에’, <운명의 힘> 중 ‘신이여 평화를 주옵소서’ 등을 들려준다. “저는 나비부인보다 아이다를 더 좋아해요. 나비부인의 초초상은 동양 여성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캐릭터라…. 자살하지 말고 자식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잖아요? 아이다는 2막에서 테크닉과 감정조절이 뛰어나야 하는 작품입니다.” 다음달 독일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에서 <나비부인>과 <아이다>에 출연하고, 내년 1월엔 스웨덴 국립극장 초청으로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정호윤은 귀에 익은 아리아로 기량을 맘껏 뽐낼 예정이다. <카르멘> 중 ‘꽃의 노래’, <라보엠> 중 ‘그대의 찬 손’,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등이다. “1부 카르멘에선 소름 끼치도록 자극적인 장면에 집중하고 2부에선 서정적인 면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과 ‘별은 빛나건만’ 등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가사를 다 외웠습니다. 하하하.” 그도 다음 일정이 빼곡하다. 다음달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오페라에서 <라보엠>과 <라 트라비아타> 무대에 오른 뒤, 2018년에는 영국 코번트가든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하기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한국인 최초로 ‘벨리니 국제콩쿠르’에서 단독우승한 이아경은 <카르멘> 중 ‘하바네라’, <가면무도회> 중 ‘어둠의 왕이시여, 서두르소서’ 등을 부른다. 이번 무대는 지휘자 서희태가 이끄는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화음을 빛낸다. 오케스트라는 1부와 2부에서 각각 <운명의 힘> 서곡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들려준다. (02)3487-0678.

글·사진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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