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걸그룹 ‘마마무’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2년 만에 열린 첫 단독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RBW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원보다 더 듣기 좋은 콘서트였다.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걸그룹 마마무가 데뷔 2년 만에 첫 단독콘서트 ‘무지컬’(moosical)을 열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재편곡 및 무대 연출을 준비한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13인조 빅밴드와 함께 한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의 약자)는 2시간30여분 동안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13일 걸그룹 ‘마마무’가 데뷔 2년 만에 열린 첫 단독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RBW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곡인 ‘MR.애매모호’를 부르며 등장한 마마무 멤버들은 초록(솔라), 노랑(문별), 주황(휘인), 빨강(화사) 등 각자 개성에 맞는 색깔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콘서트 이름 무지컬은 마마무(mamamoo)에 뮤직(music), 컬러풀(colorful)을 더해 만들어졌다. 휘인은 “우리의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마마무는? 아기들이 처음 말하는 단어 ‘마마’(mama)처럼, 사람들에게 친숙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뜻이란다.
2014년 6월 데뷔한 마마무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아왔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음오아예’와 올해 2월 내놓은 정규 1집 <멜팅>에 수록된 ‘넌 is 뭔들’ ‘1㎝의 자존심’ 등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멜팅>은 올 상반기 종합 음반 순위(예스24 집계)에서 걸그룹 중 최고인 18위를 기록했다. 이번 공연 역시 역대 걸그룹 중 데뷔 후 최단 기간에 연 단독콘서트다.
콘서트에서 부른 23곡은 커버곡 서너곡을 빼곤 모두 마마무 본인들의 노래다. 단독콘서트를 열고 싶어도 레퍼토리가 없어 열지 못하는 다른 신인 아이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을 안무와 함께 올 라이브로 소화한 가창력은 ‘명불허전’이었다. 13~14일 이틀간 열린 이번 첫 콘서트로 ‘공연형 아이돌’의 입지는 확실히 다진 듯싶다. 멤버 화사는 공연 말미 ‘월드 투어’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13일 걸그룹 ‘마마무’가 데뷔 2년 만에 열린 첫 단독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RBW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멤버들은 4곡의 신곡이 포함된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4인4색’ 솔로 공연과 ‘보컬라인’ 솔라·휘인, ‘래퍼라인’ 문별·화사의 유닛 공연이다. 래퍼 문별은 크러쉬의 ‘잊어버리지마’로 처음으로 노래 실력을 뽐냈다. 자작곡이자 신곡인 ‘모데라토’(moderato)를 부른 휘인은 몽환적이면서도 섹시한 무대를 선보였다. 평소 귀여운 이미지인 솔라는 과감하게 흰색 가터벨트를 걸친 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섹시 백’(sexy back)을 불렀다. ‘드레스를 입은 로커’ 화사는 본 조비의 ‘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you give love a bad name)을 폭발적인 고음으로 소화했다.
데뷔 때부터 꿈이 단독콘서트였다는 마마무에게 이번 공연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문별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연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 서게 해준 팬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멤버들은 팬들을 위해 직접 가사를 쓴 신곡 ‘놓지 않을게’로 그 마음을 전했다. “미안해/ 늘 받기만 해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관객석 3천개의 ‘무봉’(무 모양으로 만든 응원도구)이 화답하듯 반짝였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