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출신 지휘자인 김홍재(62) 울산시향 상임지휘자가 오는 11월부터 광주시향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2005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까지 50년 이상을 일본에서 무국적 조선인으로 살아왔다. 일본에서 음악공부를 위해 독일 유학을 가거나 해외 연주회를 나갈 때는 여권이 아닌 일본 정부의 여행허가증을 가지고 다녔다. 국적 취득 2년 뒤인 2007년부터 9년 동안 울산시향을 이끌어왔다.
1954년 일본에서 태어나 현지 민족학교와 도호대 음대를 졸업했고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에게 사사했다. 독일 유학시절 재독 한국인 작곡가 윤이상의 가르침도 받았다. ‘일본 최고 지휘상'으로 인정받는 사이토 히데오상과 와타나베 아키오상 등을 받기도 했다.
광주시는 김 지휘자를 선정하면서 처음으로 청빙제를 도입했다. 이전에는 공모제 형식을 취했다.
김 지휘자가 광주의 민주 정신에 어울리는 지휘자라는 점도 이번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광주여 영원하라>(윤이상 작곡)와 같은 광주 정신을 대표하는 곡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연주해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