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정진석 추기경 허락으로 ‘연극하는 신부’의 길로”

등록 2016-08-31 01:29수정 2016-08-31 11:02

‘요셉 임치백’ 올리는 유환민 신부
한예종에서 정식으로 연출 전공
새달 4~9일 순교 150돌 기념공연
“순교 선택 과정을 극적으로 구성”
<요셉 임치백>을 연출하는 유환민 신부.
<요셉 임치백>을 연출하는 유환민 신부.
유환민(사진) 신부는 가톨릭 사제이면서 연극인이다. 그는 2002년 서울대교구장이던 정진석 추기경(당시 대주교)으로부터 연극을 공부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당시 유 신부는 “교회의 최우선 사명은 복음 전파인데 성경이라는 텍스트는 변치 않으니까, 21세기에 걸맞게 예술을 통해 복음의 가치를 녹여내면 풍요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정 대주교가 최종결정권자인 교구 인재양성위원회에 취지를 설명했었다.

유 신부는 곧장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을 찾아갔다. 사제로서 연극을 공부하려는 까닭과 자신의 문화예술관을 얘기하자 김 원장은 ‘그 참 재미있다’면서 ‘연출 공부’를 권했다. “김 원장께서 제가 좋은 연출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기보다는 교회에 이바지하려면 연극 제작 메커니즘을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게 연출이니, 그걸 공부하라고 하신 거죠.”

한예종에서 연출을 전공한 유 신부는 2011년에 이어 2013년 변두리 철거민 문제를 다룬 연극 <없는 사람들>을 서울 홍대 부근 가톨릭청년회관 소극장에서 올렸다. 그가 근무하던 곳 바로 건너편이 ‘두리반’이었고, 그때 마포지역은 철거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2012년과 2013년엔 프랑스 극작가 이오네스코의 <왕 죽어가다>를 각색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유 신부는 새달 4~9일 명동성당 옆 서울대교구청 앞마당에서 병인순교 150돌 기념 연극 <요셉 임치백>을 연출한다. 임치백은 감옥에서 김대건 신부를 만나 요셉이라는 세례명을 얻고 순교한 가톨릭 성인이다.

“하느님을 믿으며 순교한 사람의 삶을 단순히 담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무엇이 그런 삶을 선택하게 했는지, 우리와 더불어 사는 하느님의 의미는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려 한다.”

‘요셉 임치백’은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인물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임치백은 19세기 중엽 삼개(마포)나루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중인이었어요. 그런데 김대건 신부를 자신의 배로 태워준 아들이 관군에게 잡히자, 그는 아들을 구하려 해주감영에 가서 ‘천주교 신자’라고 거짓 자백한 뒤 대신 갇히죠.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아 한양 포도청으로 압송돼 김대건을 만나 (상상하자면) 피 터지는 토론을 하고는 김대건한테 세례를 받아요. 성공한 경제인으로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순교를 택하기까지 말 그대로 ‘반전 인생’을 살게 된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임치백 역에는 배우 최주봉과 심우창이 더블 캐스팅으로 열연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