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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헝가리의 카라얀’ 이반 피셔 “음악은 평화를 구사해야죠”

등록 2016-10-03 14:54수정 2016-10-03 21:50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 이끌고 10일 드보르자크 8번 연주
“33년을 함께한 악단 가족 같아” … 난민 돕기 콘서트 등도 적극적
세계적인 지휘자 이반 피셔가 33년째 함께해온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를 이끌고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사진 빈체로 제공
세계적인 지휘자 이반 피셔가 33년째 함께해온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를 이끌고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사진 빈체로 제공
“헝가리에서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중요한 이벤트로 만들고, 부다페스트에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교향악단을 세우겠습니다.”

1983년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의 창단은 다분히 애국적인 선언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앞장선 이는 부다페스트 출신의 지휘자 겸 작곡가 이반 피셔와 피아니스트 졸탄 코치슈였다. 1997년 코치슈가 헝가리 국립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부임해 BFO를 떠난 이후 피셔는 단독으로 악단을 이끌며 당초의 목표를 달성했다. BFO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최정상권으로 인정받기 시작해 2008년 영국 음악전문잡지 <그래모폰>이 발표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

서유럽 중심의 ‘오케스트라 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동유럽 오케스트라 BFO. 이들이 10월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모차르트 <마술피리> 서곡,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협연 마리아 조앙 피르스),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을 들려준다.

이메일로 먼저 만난 피셔는 33년간 함께해 온 BFO에 대해 “가족과 같은 존재”이자 “사적이고 감정적인 관계”라고 설명했다. 또한 BFO의 연주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언급했다.

“다른 오케스트라가 멈추는 시점에서 BFO는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단원들에게 얼마만큼을 요구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단원들은 제가 기대한 것 이상을 충족시켜 줍니다. 이 같은 관계가 다른 오케스트라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낳게 한다고 봅니다.”

피셔는 또 “BFO가 음악의 즐거움을 표현하면 누구나 거기에 공감할 수 있다. 그 비결은 모든 단원이 하나의 음악가 정신과 음악에 온전히 몰두한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단원들은 마치 한 사람처럼 단결해 하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체감과 탁월한 기술적·음악적 수준이 BFO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셔와 BFO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콘서트를 여는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무엇이 그를 음악 너머로까지 움직이게 할까.

“우리 음악가들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음악)를 구사합니다. 많은 음악가들이 이 마법 같은 도구를 이용해 이해, 평화, 관용과 같은 가치들을 수호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죠. 음악가들은 음악이 지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내야만 합니다.”

사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이반 피셔와 BFO처럼 30년이 넘는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특히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가운데에서는, BFO를 제외하고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와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짧아진 것은 음악계 전반의 추세다. 최근 수십 년간 악단의 정통성이나 정신적 유산의 계승보다는 스타 지휘자 영입을 통한 매표 확대와 인지도 제고에 초점이 맞춰졌고, 악단이 지닌 국가·민족적 개성보다는 보편적 우월성이 각광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리라. 같은 지휘자가 이 나라 저 나라의 악단을 넘나들고 단원들의 국적도 다양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악단 자체가 다국적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을 거슬러 33년 동안 헝가리 토종 지휘자 피셔와 함께해 온 BFO가 오늘날 비교불가한 독특함과 치밀한 합주력으로 각광받고 있으니 역시 예술에 정답이란 없는 셈이다. 연주마다 정형화하지 않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음향의 신세계를 선사해온 이반 피셔와 BFO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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