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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거대인형 축제 기술감독이 가평에 둥지 튼 까닭

등록 2016-10-06 19:02수정 2016-10-06 20:55

‘까르네발레 가평’ 미켈레 눈노 감독
이탈리아 출신 한국 부인·딸과 정착
143년 전통 ‘비아레조 카니발’ 경력
“새로 시작하는 가평축제 자유로워”
자신이 고안한 거대인형 작품 앞에 나란히 선 미켈레 눈노(왼쪽) 감독과 부인 이지화(오른쪽)씨.
자신이 고안한 거대인형 작품 앞에 나란히 선 미켈레 눈노(왼쪽) 감독과 부인 이지화(오른쪽)씨.
“가평은 내 고향 토스카나처럼 아름다운 강과 산, 자연이 있어 포근합니다.”

이탈리아의 거대인형 축제인 ‘비아레조 카니발’의 기술감독 출신 미켈레 눈노(42)는 지난 5월 경기도 가평에 가족과 함께 둥지를 틀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눈노는 2004년부터 143년 전통의 세계적인 축제 비아레조 카니발의 엔지니어로 활동해왔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평의 연극축제인 ‘까르네발레(카니발) 가평’의 기술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비아레조 카니발의 예술·기술팀 등 10여명과 함께 가평에서 석달간 머물며 가평의 매력에 빠진 그는 내친김에 동갑내기 한국인 아내 이지화씨와 딸 올리비아(7)와 함께 지난 5월 가평읍 이화리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는 혼자서 까르네발레 가평의 기획부터 설계, 제작까지 예술분야를 제외한 모든 공정을 도맡아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막바지 작업에 여념이 없는 그를 가평에 가서 만났다. 그는 “서울처럼 번잡한 도시면 오지 않았을 텐데, 가평은 한적해서 맘에 든다. 이곳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꿈을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일 ‘가평군민의 날’과 15일 ‘까르네발레 가평’에서 사상 최초로 리모컨을 이용해 관객과 대화(인터랙티브)를 하고 즉흥연기도 하는 거대인형 캐릭터를 선보인다. 배우(성우)가 리모컨으로 거대인형의 신체 각 부위를 움직이면서 목소리와 영혼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그가 이번에 만든 캐릭터는 동화 속 주인공 피노키오와 이순신 장군, 국회의사당 미화원 아줌마 등 3가지다. ‘피노키오 탈출’이란 제목의 퍼레이드는 피노키오가 커다란 고래 모형의 뱃속에서 탈출한 것처럼 사회·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또 키 6m의 이순신 장군이 머리·눈동자·입·손발 등을 움직이며 호시탐탐 독도를 노리는 일본을 향해 호통치며 독도를 지켜낸다는 내용의 ‘거북선이 간다’와, 미화원 아줌마가 먼지떨이로 국회의사당 모형을 털어내며 부정부패를 청산하자고 외치는 ‘청소를 하자’ 등이다.

리모컨으로 거대인형을 움직여 연기를 하는 것은 그의 아이디어다. 축제 사상 첫 시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아레조처럼 100년이 넘는 축제에서는 전통을 중시해 엔지니어 한 사람이 변화를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평은 이제 시작인 만큼 아이티 기술을 접목해 과감하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볼 계획이며 성공을 확신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작업은 기계와 전기공학, 공압시스템,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등이 융합된 어려운 과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인형들의 동작이 가능할 지 2D 도면설계-3D 디자인-시뮬레이션을 거쳐 가능성을 일일이 확인했다.

그는 “이르면 내년쯤 리모컨 조종으로 팔과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형 거대인형들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가평 연극축제는 관객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거대인형과 관객이 서로 호응하는 진정한 카니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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