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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은미 “거침없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노래했다”

등록 2005-11-02 17:01수정 2005-11-03 14:47

여섯번째 앨범 낸 이은미
이은미는 거침이 없다. 라이브 무대에서 맨발로 뛰어다니며 감정을 뿜어낼 때나 립싱크하는 가수들을 “가수가 아니다”라고 대놓고 비판할 때도 그랬다. 그런 그가 최근 여섯 번째 정규앨범을 내놨는데 제목이 <마 농 탄토>, 음악 용어로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다.

그는 “음악을 그만 두려했다”고 한다. “이제까지 제 자신을 너무 소모한 것 같아요. 대중음악계에 대한 염증과 제 능력에 대한 회의 등이 겹쳤죠.” 지친 그는 배낭 메고 여기저기 여섯달을 떠돌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노래할 수 있도록 기본을 만들어준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려고요. 이제까지 ‘나 노래하는 것 봐주세요, 노래하는 바른 길은 이거예요’라고 말하며 아등바등했죠.”

그렇다고 그가 쓴 소리를 멈춘 건 아니다. “가수는 노래하는 사람이잖아요. 거짓말하지 말자는 거예요. 가수라는 이름 걸고 나와서 번지 점프하고 흉측한 거 먹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이들 때문에 열심히 음악하는 사람들이 기회를 못 얻어요. 가수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니까 공연도 안 되고요.”

그의 말이 설득력 있는 이유는 남에게 들이대는 것보다 더 촘촘한 잣대에 맞춰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는 12월부터 내년 6월까지 20여개 도시 문화예술회관을 돌며 콘서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3년 전 태안 예술회관에서 공연했어요. 제 게런티 포기하고 했죠. 주민들이 대도시까지 나와 공연을 보긴 힘들잖아요. 무척 좋아하시더군요. 저도 행복했고요.” 그 뒤부터 그는 온 나라에 140여곳이나 되는 문화예술회관을 대중음악인이, 또 지역 주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하자고 신문에 칼럼도 쓰고 문화부 담당자도 만났다. 그 결실인 이번 순회 공연은 지자체 쪽에서 먼저 제안해 왔다.

깐깐한 건 앨범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포기하려다 다시 하는 거라서 이제까지 제 모든 음반을 모니터해봤어요. 그랬더니 감정이 과해서 노래를 잡아먹고 있는 게 보이더군요. 이번엔 감정을 농축시켜 바닥에 깔고 소리가 갖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싶었어요.”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목소리가 스며드는 발라드 ‘아카시아 (숨겨진 사랑)’, 퍼커션 리듬이 섞여 들어가는 ‘애인 있어요’, 재즈 느낌의 ‘날아라 제임수 딘’…. 다양한 색깔들을 아우르며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노래 방식은 앨범 제목 그대로 ‘그러나 과하지 않게’였던 셈이다. “귀나 마음을 다치지 않게 소박하고 조화로운 노래를 담으려고 했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세월이 지나가면’, ‘가고파’ 등 잘 알려진 정감 넘치는 노래들에 어우러진 그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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