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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록음악 직구 날린 스코트랜드 아웃사이더

등록 2005-11-02 17:03수정 2005-11-03 14:46

두 번째 앨범 <유 쿠드 해브 잇 소 머치 베터>를 낸 영국 록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의 멤버들. 왼쪽부터 닉 맥카시(기타·건반), 밥 하드(베이스), 폴 톰슨(드럼), 알렉스 카프라노스(기타·보컬)
두 번째 앨범 <유 쿠드 해브 잇 소 머치 베터>를 낸 영국 록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의 멤버들. 왼쪽부터 닉 맥카시(기타·건반), 밥 하드(베이스), 폴 톰슨(드럼), 알렉스 카프라노스(기타·보컬)
2집 낸 ‘프란츠 퍼디난드’

“소녀들을 춤추게 하고 싶다.” 순박한 바람으로 뭉친 영국 4인조 록밴드 ‘프란츠 퍼디난드’는 지난해 돌풍이 됐다. 펑크, 뉴웨이브, 브릿팝….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매력적인 요소들을 나름대로 버무려낸 이들의 첫 앨범은 흥과 힘이 넘쳤다. 이 앨범을 세계적으로 300만장 팔아치운 스코틀랜드의 ‘악동’들은 ‘머큐리 뮤직어워즈’, ‘브릿 어워즈’ 등 여러 상까지 쓸어갔다.

“소녀들 춤추게 하고싶다”
몽쳐 2004년 돌풍 일으킨
‘황태자’ 이름 딴 록밴드

갑작스럽게 온갖 찬사를 받은 밥 하디(베이스), 닉 맥카시(기타·건반), 폴 톰슨(드럼), 알렉스 카프라노스(기타·보컬)는 냉소적인 웃음을 띈 두 번째 앨범 <유 쿠드 해브 잇 소 머치 베터>로 최근 돌아왔다. 그렇다고 첫 앨범의 쿵짝 거리는 자기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카프라노스는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첫 앨범은 완벽히 파티 용이었고 이번엔 파티와 그 뒤에 혼자 남겨진 공허함을 모두 표현하려 했다”고 썼다.

첫곡 ‘폴른’에는 이런 의도가 묻어있다. 밀고 당기는 빠른 리듬에 중저음 멜로디를 타며 이렇게 노래한다. “사람들은 당신이 문제아라고 하지. 당신이 바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들을 파괴하길 좋아하니까. 그런 작은 파괴가 뭐가 잘못됐단 말이야?” 여기에 ‘우후~’, ‘라랄라’ 같은 추임새도 빼놓지 않는다. 1980년대 노래같이 신디사이저가 울리고, 기타가 재빠르게 리듬을 좇는 ‘아웃사이더스’에서는 “우리는 아직 아웃사이더”라고 외친다.

이에 비해 복고적이고 담백한 ‘두 유 원투’나 펑크의 거칠고 단순한 매력을 담은 ‘디스 보이’는 춤추게 하려는 그들의 본령을 충실히 따른 노래들이다. 여기에 달콤한 양념처럼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로 연주해낸 곡들이 박혀 있다. “‘클래쉬’, ‘비틀스’, ‘벨벳 언더그라운드’, ‘너바나’ 등 다양한 밴드들의 음악을 듣고 자랐어요. ‘프란츠 퍼디난드’라는 정체성 아래 이런 경험이 자연스럽게 융합되고 재해석됐죠.”

이들은 작업을 빨리 해치운다고 한다. “몇 시간 만에 만든 노래들도 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에너지 가득한 음악은 머리를 싸맨다고 나오지 않거든요.” 결성 과정 자체가 진중한 고민과는 거리가 있다. 2001년 말께 카프라노스가 자기 집 부엌에서 친구 하디와 뜻을 맞춰본 게 시작이었다. 여기에 파티에서 만난 맥카시와 알아주는 드럼 연주자였던 톰슨이 합세했다. “단순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어 시골 마을 창고에 ‘샤토’라는 이름을 붙이고 여기에 모여 작업했다. “마음껏 실험하던 자유로운 공간이었어요. 미술, 패션을 전공하는 친구들과 전시회도 열고 공연도 하며 예술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갔죠. 이런 분위기가 우리 음악에는 에너지를 불어 넣어줬어요.”

즐거움을 향해 직구를 날린 이들의 첫 앨범뿐만 아니라 두 번째 앨범도 영국의 인디 음반기획·제작사인 ‘도미노’에서 나왔다. “대규모 직배사보다 음악적인 자유를 훨씬 많이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에요. 이번 앨범 역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밴드 이름은 1차 세계 대전 발발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오스트리아의 황태자에게서 따온 것이다. 사실 이들은 이름 값에 걸맞게 역사를 바꿀 만큼 혁신적인 노래를 들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감각을 믿고 밀어붙이는 이 신출내기 밴드는 분명히 록의 에너지 수위를 끌어올리며 즐거운 충격을 주고 있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소니비엠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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