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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개인전 여는 성파스님

등록 2005-11-02 21:09수정 2005-11-02 21:09

“매 아음 속 산수화 나올 때까지”
성파(66) 스님은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만 45년을 살았다.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붓글씨를 써왔다. 어느 날 문득 글씨 대신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한평생 묵향과 붓놀림이 몸에 익었으니 그림이라고 못 그릴 건 없었다. 그러나 “선화를 많이들 그리는데 기초부터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그는 마치 수행에 정진하는 수도승이 새로운 계를 받듯, 배움의 길에 접어들었다.

한국에서 나이든 이들의 재교육을 맡아주는 마땅한 교육기관을 찾지 못해 3년 전 베이징으로 날아온 그가 3일부터 11일까지 중국 화단의 심장부인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성파산수화전’이란 이름으로 개인전을 연다. 기초 수련을 비교적 중시하는 중국화단에서 베이징화원의 왕원팡을 스승으로 삼아 3년 동안 정진하며 그려낸 60여점이 걸린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3년 만에 이뤄낸 성취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고운 비취색과 화려한 색상의 배합에서 중국풍 산수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지만, 구불텅한 소나무와 온화한 돌부처에선 곱게 늙은 한국 고승의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큰 멋을 부리지 않은 고산준봉의 자태는 그가 평생 써온 단아한 붓글씨의 필적처럼 보인다. <산머리 머리 봉우리 봉우리가 모두 스승의 모습>이란 그림 제목처럼 그는 산봉우리 하나하나를 부처 대하듯 그려냈다. 중국의 평론가 쑨커는 그의 그림을 두고 “강호의 강하고 고집스러우며 날카로운 것에서 멀리 벗어나 있으며, 섬세하고 아부하는 속세의 분위기와도 많이 떨어져 있다”고 평했다.

“그리고 그리다 보면 내 마음 속의 산수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새로운 연마에 정진하는 성파 스님의 붓끝에서 앞으로 어떤 산수화가 나올지 주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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