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대표하는 타악과 현악 연주자 부르한 외찰.
오스만제국 시대의 음악은 어떤 것일까? 터키의 부르한 외찰(57)은 다르부카 등 전통 타악기와 현악기에 두루 능하다. 그는 전통음악과 현대클래식은 물론, 오스만제국 시대의 음악과 터키 대중음악까지 폭넓게 넘나든다. 외찰과 ‘이스탄불 오리엔탈 앙상블’의 첫 앨범 <집시 럼과 술탄의 비밀 문>은 독일의 그래미상으로 꼽히는 독일음반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외찰의 음악은 터키 아나톨리아, 발칸반도 음악과 현대의 소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잘 보여준다.
외찰을 비롯해 좀체 만나기 힘들었던 투르크문화권 나라들의 문화예술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아온다.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터키,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투르크권 문화예술축제다. 8~13일 엿새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투르크권 전통음악과 무용, 재즈, 기악, 타악, 서커스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인류 문명의 고속도로 실크로드에 위치한 투르크권은 동서양 문화의 용광로로, 언어부터 놀이문화까지 우리 민족문화와 매우 많은 유사성을 지녔다. 솟대 문화, 씨름, 알타이어 문화, 민속신앙 등을 비교해 살펴본다면,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주요 단체로는 아제르바이잔의 ‘나티그 리듬 그룹’이 눈에 띈다. 아제르바이잔 명예예술가 나티그는 한 쌍으로 이뤄진 북인 나가라 연주자다. 그는 새로 악기를 개발하고 아제르바이잔의 리듬과 세계적인 리듬을 접목해 창조적인 앙상블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 발레시어터’는 세계적인 고전 명작은 물론, 민족 전통적인 안무 개발로 유명하다. 카자흐스탄에선 국립고려극장 사물놀이단도 방한한다. 이들은 카자흐스탄 전통과 우리 민족 전통을 아우른 작품 <대초원의 리듬>으로 유명하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갈크니쉬 민속그룹’이 온다. 전통 춤과 노래, 문화와 민속예술을 세계에 알리며 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평가다. 2010, 2011, 2012년 3년 연속으로 ‘투르크멘 황금시대 상’을 수상했다.
투르크권 문화예술축제는 개막식과 5개국 개막 합동공연(8일)을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잔의 날(9일), 카자흐스탄의 날(10일), 키르기스스탄의 날(11일), 터키의 날(12일), 투르크메니스탄의 날(13일)까지 각국의 수준 높은 공연을 차례로 펼친다.
또 투르크권 사진전과 전통의상 전시회를 열고 투르크권 영화제(11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어린이 그림자극, 한국-5개국 차세대 간 간담회(차세대 비정상회담), 투르크권 문화 강연, 터키 문학 토론회(12일) 등 다양한 특별행사를 준비했다. 5개국을 여행하며 포착한 투르크권 5개국 여행사진 공모전도 진행된다. 누리집(turkicfest.kr)을 통해 예약하면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볼 수 있다. (02)3216-1185.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투르크권문화예술축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