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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평론가협회 가세…예술계 시국선언 확산

등록 2016-11-09 15:59수정 2016-11-09 17:33

6일 연극평론가 55인 선언 이어
9일 협회 차원 공식 시국선언
권력유착 과거 반성하며
“이 정권의 자기정리” 촉구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있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예술행동’ 기자회견. 사진 김태형 기자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있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예술행동’ 기자회견. 사진 김태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블랙리스트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연극평론가 55인 시국선언에 이어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정권의 책임 있는 자기정리”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블랙리스트 예술가들’과 한국예술인총연합회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예술단체는 물론, 비교적 사회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음악인과 무용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시국선언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연극평론가협회는 이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부패권력은 문화예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으며, 그 하수인들은 부스러기 잔돈푼에 놀아나서 예술가의 자존심을 버리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왜곡시켰다”고 비판하고 “문화예술계와 연극계 내부의 ‘권력추종세력’에게도 준엄한 경고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은 “평론가들 개별적 선언과 달리 공식단체가 낸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연극평론가협회는 특히 평론가들 스스로부터 반성했다. 시국선언은 “평론가로서 우리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권력에의 유혹’ 역시 냉철하게 되돌아보고자 한다. 연극계 내부에서 권력유착의 주체가 되었던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자기성찰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6일 연극평론가 55인은 시국선언문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검열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8일에는 144개 무용단체가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무용인 시국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고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다음은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오늘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원들의 선언>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원 일동은 오늘 참담하고 절망적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이 시련이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인 개혁과 재건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서 생산적으로 변형되어야 함을 통찰한다. 이 고통의 시간은 국민 모두의 기존 가치관과 행동방식을 점검하는 성찰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선배들이 목숨 바쳐 쟁취한 자주독립과 민주공화의 기틀은 부정한 정권들을 거치면서 서서히 무너지고 말았다. 자본과 권력의 불법유착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의 가치관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신뢰는 송두리째 파괴되었다. 반칙과 부정한 권력에 편승해서 부와 명예를 차지하려는 천민의식과 노예근성이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다. 선량한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고, 특권층의 부패와 축재는 극에 달했다. 사회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져 가는데, 부패 기득권 세력의 권력놀음은 금도를 넘었다. 하여 이 시대의 절망은 깨어있는 우리를 한없이 분노하게 만든다. 우리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저 양심의 아우성을 가슴 깊이 새기고자 한다.

문화예술계와 연극계 내부에서 정권에 기대어 활개치는 인사들과 단체들은 이제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만든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예술위원회, 그리고 창조경제추진단 등의 단체들, 그 하수인들에게 거의 독점적으로 제공되던 지원혜택, 그들이 늘 차지하던 자리 등, 산적한 부정부패들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부패권력은 문화예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으며, 그 하수인들은 부스러기 잔돈푼에 놀아나서 예술가의 자존심을 버리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왜곡시켰다. 진정한 예술인들은 오히려 정권의 탄압 속에 울분과 좌절로 고통받아야만 했다. 마침내 우리는 부패권력의 하수인들을 영원히 퇴출시키겠다는 각오와 자세로 결연하게 지속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신적 가치와 철저한 사유를 원칙으로 행동해야 할 평론가로서, 우리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권력에의 유혹’ 역시 냉철하게 되돌아보고자 한다. 연극계 내부에서 권력유착의 주체가 되었던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반성한다. 더 나아가 문화권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로 인해서 모호하고 이중적이며 기회주의적인 태도로 취득한 이권과 자기과시 역시 준엄하게 비판한다.

이제 우리는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대로 이 정권의 책임 있는 자기정리, 국가와 사회의 안정적 지속을 위한 명확한 향후계획 발표를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문화예술계와 연극계 내부의 ‘권력추종세력’에게도 준엄한 경고를 보낸다. 이들은 즉시 자기반성과 책임 있는 행동을 실천하기 바란다. 향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원 모두는 지속적으로 문제집단들과 개인들의 행태를 주목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조명하고 고발할 것이다.

2016년 11월 9일 한국연극평론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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