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묘기, 접시 돌리기, 어릿광대 공 굴리기, 손풍금 연주…. 어릴 때부터 보아온 익숙한 서커스 공연 모습이다. 그런데 요즘 그런 서커스 공연은 거의 사라졌다. 그렇다면 현대의 서커스는 어떤 모습인가? 다양한 예술장르 안에 서커스는 어떻게 수용될 수 있을까? 한국 컨템퍼러리 서커스의 출발점은 어디이며, 동시대 관객들은 서커스를 어떻게 만나 사유할 수 있을까?
서커스가 춤, 연극, 음악 등과 만난다. 봉(Chinese Pole)과 줄(Tight Wire)을 익힌 서커스 기예 공연자 3명이 연극, 무용, 민중엔터테인먼트(음악), 시각 장르의 연출과 함께 15분씩 4개 작품을 한자리에서 잇달아 공연하는 ‘컨템퍼러리 서커스 봉앤줄’이다.
연극 장르는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의 적극이 연출을 맡고 ‘판소리만들기 자’의 이자람이 드라마터그로 참여한다. 기예자는 소리꾼이 되고, 고수는 봉과 줄의 숨소리가 되는 연극적 상상 속에서 서커스 작품을 창작한다.
무용 분야는 황수현 안무가가 함께한다. 소극장에 들어온 줄은 관객의 생각만큼 아찔하지 않고 이제 서커스에 입문한 공연자도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지는 못하지만, 줄이라는 오브제가 가진 성질에 집중해 관객에게 낯선 줄타기의 경험을 제공한다.
시각 분야 연출 ‘안데스’는 이 서커스 공연자 3명의 삶에 집중한다. 그들이 봉과 줄에 이르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 서커스 공연자들은 봉과 줄 위에서 아슬아슬한 기예와 함께 자신 삶 속의 봉타기와 줄타기를 보여준다. 마지막 민중엔터테이너로 알려져 있는 ‘한받’은 봉과 줄을 타며‘써커스힙합’ 또는 ‘힙합써커스’라는 장르 실험작을 내놓는다.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서커스 창작지원사업의 하나인 이 공연은 컨템포러리 서커스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오는 18·19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예매(goo.gl/uNDQVv).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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