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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3집 낸 리쌍 “삶을 노래합니다”

등록 2005-11-04 07:23수정 2005-11-04 07:23

개리(27)와 길(28), 이 두 사람의 집합체인 '리쌍'의 음악에는 마음 속 그늘진 길을 찾아내는 장치라도 달려 있나 보다. 이들의 음악은 쓸쓸함을 달래주는 소주 한잔처럼, 그렇게 싸할 수가 없다.

'러시'와 '플라이 하이', '리쌍부르스'가 그랬고 이제 막 나온 3집 '내가 웃는 게 아니야'가 그렇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내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니야'라고 외치는 이 곡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입가에서 맴돌고 있다.

"지독하게 평범한 얘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완전 우리 얘기니까요."(길)

"포장이 없잖아요. 거대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마음에 와닿는 작은 영화라고 해야 할까요."(개리)

2년 반 만에 돌아온 이들의 3집 제목은 '라이브러리 오브 소울(Library Of Soul)', 부제는 '삶집'이다. 13곡에는 제각기 다른 13개의 영혼이 살아있다. '내가 웃는 게 아니야'에는 사랑에 슬픈 영혼이, '광대'에는 무대 위에서 뛰노는 영혼이, '개리와 기리'에는 젊은이의 영혼이 들어있다.

음악에 비친 이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 노랫말에 이들의 인생역정이 담겨 있다. '허니패밀리'로 소위 '잘나가던' 이들은 곧 2집으로 실패를 맛본다('야바위'). 화려하게만 살고 싶었던 스무살의 이들은 아는 형에게 1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 리쌍을 시작한다('개리와 기리').

리쌍의 1집 성공으로 재기한 이들은 드디어 사랑을 하게 됐다. 2년, 3년 동안 행복했지만 사랑은 쉽지 않았고 결국 이별이라는 아픔도 겪었다('내가 웃는 게 아니야', '청춘 30').

"살면서 마음 고생을 너무 많이 했어요. 개리는 사랑을 되찾았지만 저는 아직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거죠."(길)


"저희는 오기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음악을 진짜 열심히 했죠. 그렇게 음악을 하다 보니까 오기가 곧 실력이 되더라구요."(개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은 형님들과 친구들, 동생들이다. 이들의 재산이 얼마나 많은지는 앨범 속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작은 글씨로 빼곡이 적힌 이름, 사진 속 얼굴은 모두 이들과 술잔을 기울인 사람들이다.

개리와 길은 인터뷰 내내 3집 자랑보다 형님들 자랑을 더 많이 했다. 리쌍의 보이지 않는 멤버이자 제3의 멤버라는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와 끝까지 변하지 않을 거라는 DJ DOC의 이하늘은 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피처링이 왜 이렇게 화려하냐고 하지만 유명해서 함께 한 것이 아니에요. 타이거JK, 다이나믹 듀오, 바비킴, T(윤미래) 모두 저희 무브먼트 형제들이에요. 형제니까 함께 작업하는 건 당연한 거죠."(개리)

"힘들 때 함께 술 마시고 고생할 때 수많은 밤을 함께 지새웠기에 서로 너무 잘 알아요. 다들 인간적으로 정말 최고예요. 물론 음악은 필수죠.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 또 저희까지 무브먼트 식구들이 함께 사랑받고 있어서 정말 좋아요."(길)

리쌍은 11일 서울 삼성동 클럽 벡스에서 파티를 갖는다. 물론 이날 파티는 무브먼트 뮤지션들이 모두 함께 하는 신바람나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안인용 기자 djiz@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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