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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김광석 뮤지컬 ‘객석이 들썩’

등록 2016-11-17 15:22수정 2016-11-17 21:09

[리뷰]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김광석과 동물원 실제 이야기
노래만 쓰는 다른 작품과 차별화
‘거리에서’ 등 100% 라이브 연주
디스코텍·DJ박스 재현 향수 자극
무대 노래·율동 따라 ‘푸처핸섭’
동물원과 김광석의 실제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주크박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8090 향수를 자극하며 100% 라이브 연주로 진행됐다.
동물원과 김광석의 실제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주크박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8090 향수를 자극하며 100% 라이브 연주로 진행됐다.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귀를 기울이면, 추억이 방울방울 맺혔다. 어쿠스틱으로 잔잔하게 록 버전으로 강렬하게, 노래와 함께 그리운 얼굴이 떠올랐다. 그 속에 가수 김광석(1964~96)의 20대가 오롯이 되살아났다. 무대 위의 노래는 객석의 노래로 옮겨갔고, 무대 위의 율동은 객석으로 ‘미러링’ 됐다. 80년대식 무대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처럼 그 시절을 호명했다.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시계는 28년 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여름으로 되돌아갔다. 의사가 된 그룹 동물원 멤버 김창기는 동료였던 ‘그 친구’ 김광석의 기일을 맞아 서울 변두리 옛 지하연습실을 찾는다. 동물원 다섯 친구가 처음 함께 만났던 곳이다. 지난 8일 막을 올린 주크박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동물원과 김광석의 실제 이야기를 무대로 옮겼다. 김광석을 다룬 이전 뮤지컬들이 허구의 내용이었다는 점과 뚜렷이 구별된다.

#장면·넘버 추가 ‘향수 코드’ 새 단장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이등병의 편지) 서른두 해 짧은 생을 살다간 김광석은 ‘영원한 청춘’ 가수로 남았다.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서른 즈음에’ ‘일어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먼지가 되어’ ‘그날들’ 등은 아직도 매체를 통해 대량전달되고 노래방 애창곡으로 꾸준히 소비된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오르는 <그 여름, 동물원>은 <천변카바레> <젊음의 행진> 등처럼 복고와 향수의 코드다.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데.”(혜화동) 음악은 그 시절 아날로그 감성을 살리려 100% 라이브 연주로 꾸렸다. 실제 동물원의 멤버인 박기영이 음악감독으로 직접 참여했다. 80·90년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디스코텍’과 당시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방송 세트는 그런 음악적 감성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한다.

지난해보다 향수 코드를 강화하려 장면과 넘버를 늘렸다. ‘별이 빛나는 밤에’ 장면 등을 새로 집어넣고, ‘거리에서’ ‘낫싱스 고나 체인지 마이 러브 포 유’(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등의 노래를 더했다. 극장 규모가 커지면서 앙상블도 늘어났다.

김광석 역은 가수 홍경민과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 김광석 편의 준우승자 최승열이 맡았다. 홍경민이 명성과 록 버전에 강점이 있다면, 김광석의 음색을 빼닮은 최승열은 감정이입이 쉽다는 점이 특징이다. 화자로 등장하는 김창기 역에는 뮤지컬 배우로 입지가 탄탄한 이정열과 임진웅이 나온다.

<그 여름, 동물원>은 김광석과 동물원 멤버가 1988년 여름 처음으로 만난 장면을 재현했다.
<그 여름, 동물원>은 김광석과 동물원 멤버가 1988년 여름 처음으로 만난 장면을 재현했다.
#노래만 쓰느냐, 다큐적 재현이냐

<그 여름, 동물원>이 실제 얘기를 다룬 데 반해, 김광석을 다룬 다른 뮤지컬 <그날들>과 <어쿠스틱,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노래만 썼다. 최근까지 공연한 <그날들>은 대통령 경호실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을 다뤘다. 경호실이 배경이다 보니, 무술 등 볼거리에 역점을 둬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김광석 팬에게는 그리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김광석 노래는 잔잔하고 어쿠스틱한 분위기인 데 반해, 이 작품은 대극장 버전으로 풀 오케스트라를 두고 두 노래를 결합하거나 편곡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대학가요제에서 우승한 멤버들이 20년 만에 콘서트를 갖는다는 내용으로 역시 허구다. 거의 모창가수급으로 김광석을 재현해내지만, 이야기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은 “보통 주크박스 뮤지컬은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노래만 사용한 <맘마미아> 방식과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채택한 <저지 보이스> 방식이다. <맘마미아>가 아바의 인기곡을 차용하되 전혀 다른 스토리를 전개했다면, 록그룹을 다룬 <저지 보이스>는 인기곡과 함께 그룹의 탄생과 갈등, 해체를 함께 보여주는 실제 이야기다. <그 여름, 동물원>은 <저지 보이스>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월22일까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02)1577-3363.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키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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