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날라리 신사’ 어때, 아직 쓸만하지? 이순재씨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황혼의 ‘날라리 신사’ 어때, 아직 쓸만하지?
‘대발이 아빠’ ‘명의 유의태’ 등으로 잘 알려진 카리스마의 탤런트 이순재(70)씨가 ‘날라리 신사’로 망가졌다.
그는 지난 29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축제에서 공연되는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연출 위성신)에 출연해 홀로 사는 이점순 할머니(성병숙)를 유혹해 ‘황혼의 사랑’을 불태우는 날라리 할아버지이자 동두천 제일가는 바람둥이 신사 박동만으로 깜짝 변신을 했다.
은회색 양복차림에다 빨간 넥타이, 번쩍거리는 백구두와 흰색 중절모로 잔뜩 멋을 내고 건들거리면서 “아, 짐이라봤자 이 잘생긴 얼굴, 잘빠진 몸매, 그리고 강력한 요놈 하나 뿐이지”라며 넉살을 떠는 모습이 영락없는 날라리다.
“허풍기 있고, 넉살 좋은 박동만은 내 성격과는 전혀 딴판이지만 참 재미있는 캐릭터입니다. 연기자가 틀에 박혀서는 안돼요.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연기의 폭을 넓히는 데 좋아요.”
무대 뒤에서 만난 그는 “집 사람에게 집에서 생전 못하는 것을 할 테니 와서 보라고 했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홀로된 부모 돌아보는 계기 됐으면
이 작품은 20년 전 아내와 사별한 동두천의 ‘바람둥이 신사’ 박동만(64)이 30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로 국밥집을 하면서 자식을 길러낸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66)의 집에 이사와 ‘청춘의 사랑’보다 더 살가운 ‘황혼의 사랑’을 나누다가 안타까운 이별을 맞는다는 줄거리.
이순재씨는 “노년을 주제로 한 일상적인 스케치 같은, 마치 수채화 같은 작품이다”면서 “잔잔한 재미를 주면서 노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세일즈맨의 죽음>과 <바냐 아저씨> 등 연극무대에서 모습을 보였지만 49년 연기생활만에 처음 선 소극장 공연에 대해 “소극장 연극을 좋아하고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소극장 정서를 잘 알고 있다”고 에둘러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연극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한다고 생각한다. 연습도 알차게 했고 성병숙씨와 호흡도 잘 맞춰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인 자신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아들, 딸들이 이 연극을 보고 노인문제, 특히 홀로 된 부모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국가가 노인들의 경력과 경륜을 재활용하고, 노인들도 스스로 자생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특히 그는 지난해 <세일즈맨의 죽음>과 <바냐 아저씨> 등 연극무대에서 모습을 보였지만 49년 연기생활만에 처음 선 소극장 공연에 대해 “소극장 연극을 좋아하고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소극장 정서를 잘 알고 있다”고 에둘러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연극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한다고 생각한다. 연습도 알차게 했고 성병숙씨와 호흡도 잘 맞춰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인 자신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아들, 딸들이 이 연극을 보고 노인문제, 특히 홀로 된 부모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국가가 노인들의 경력과 경륜을 재활용하고, 노인들도 스스로 자생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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