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권위에 속하지 않는게 적절”
1964년 상 제정 이래 최초 사례
1964년 상 제정 이래 최초 사례
박근혜 정부의 검열과 블랙리스트에 맞선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검열각하) 참여 극단들이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제53회 동아연극상 특별상 수상을 거부했다. 연극단체가 공연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동아연극상 수상을 거부한 것은 1964년 상 제정 이래 처음이다.
21개 참여 극단 등으로 이뤄진 검열각하 집행위원회는 6일 발표문을 통해 “특별상 수여 결정 소식을 듣고 몇 회에 걸쳐 신중한 논의를 했다”며 “‘권리장전 검열각하’는 어떤 기성의 권위나 제도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내부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권리장전 검열각하’는 검열이나 권위 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만나는 세계를 지향하는 광장으로서 예술가와 관객이 수평으로 만나는 일 이외에 누구도 다른 권위를 부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열각하는 블랙리스트 등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검열에 맞서 매주 1편씩 총 22편을 지난해 6월9일~10월30일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검열각하는 국공립기관의 지원 없이 진행됐으며, 공연자 332명이 참여했고, 관객 6671명이 관람했다.
한국연극의 저변확대와 발전을 위해 창설된 동아연극상은 매년 뛰어난 활동을 한 연극인, 극단 및 단체를 선정해 시상해왔다. 심사 대상은 동아일보가 위촉한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직접 추천한 작품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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