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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건반의 검투사 리시차 ‘3시간30분 러시’

등록 2017-02-22 16:26수정 2017-02-22 21:20

다음달 12일 예술의전당 독주회
“사교클럽처럼 오래 얘기하고파”
바로크~고전~낭만~근대 아우른
광폭 프로그램으로 마라톤 연주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오푸스 제공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오푸스 제공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과정이 중요해요. 서로리티스(sororities, 여학생 사교클럽) 회원들처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하기를 원해 3시간30분짜리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44)가 다음달 내한공연을 준비하면서 밝힌 소감이다. 한마디로 ‘건반 위의 검투사’의 3시간30분 마라톤 질주다.

“이번에 한국 관객을 위해 처음으로 바흐의 작품을 연주해요. 바로크에서 인상파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동일한 피아노로 만들어내는 놀랍도록 다채로운 연주를 보여드릴 겁니다. 모든 관객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준비했어요.” 리시차는 바로크와 고전, 낭만, 근대를 관통하는 광폭 프로그램으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겠다고 했다. 그는 이미 바흐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넓은 레퍼토리를 연주와 음반을 통해 선보여왔다.

화려한 기교와 강력한 타건의 리시차가 다시 한국에 온다. 2013년, 2015년 내한공연 때 한국의 열성팬들은 새벽 1시까지 줄을 서 사인을 받았다. 2017년 내한 프로그램은 바흐·하이든·베토벤으로 구성된 ‘1부 바로크와 고전’, 슈만·쇼팽으로 이뤄진 ‘2부 낭만’, 라벨·무소륵스키로 짠 ‘3부 근대’다.

3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4살에 첫 독주회를 한 리시차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음악원에서 수학했다. 1991년 ‘머리 드라노프 듀오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알렉세이 쿠즈네초프와 미국의 주요 29개 주에서 듀오 콘서트를 열었고 2006~2007 시즌에는 미국 순회 리사이틀을 진행했다. 2007~2008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과 유럽과 미국 투어에 나선다.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오푸스 제공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오푸스 제공
이번 연주회 연주 작품은 모두 8곡이다. 1부는 바흐 파르티타, 하이든 소나타, 베토벤 소나타로 정통 클래식 음악과 만나고, 이어 2부는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와 쇼팽 <스케르초>로 낭만주의를 선물하며, 3부는 뛰어난 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인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와 함께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으로 근대와 조우한다.

첫 연주곡인 바흐 <파르티타 2번>은 파르티타 6곡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연주하는 하이든 <소나타 내림마장조 16-52>는 피아니스트 테레제 얀센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하이든이 작곡한 60여개의 피아노 작품 중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힌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는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사랑받는 곡이다.

2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는 독일 소설가 호프만 소설의 주인공인 크라이슬러를 모티브로 한 곡이다. 쇼팽에게 헌정한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대표작이다. 함께 연주되는 쇼팽의 <스케르초 2번>은 슈만이 “정열적인 성격이 과거의 스케르초를 연상시키며 들으면 곧 사로잡히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곡이다. 감미롭고 대담하고 사랑과 정열이 넘치고 있는 점은 바이런 경의 시와 비교하지 못할 것도 없으리라”고 찬사를 보낸 곡이다.

하지만 이번 레퍼토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곡은 <밤의 가스파르>다. 고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프랑스 음악 최대의 난곡으로, 라벨이 난곡으로 유명한 발라키레프 작곡의 <이슬라메이>보다 더 어려운 곡을 만들겠다며 완성한 작품이다. 리시차의 비르투오소(연주 거장)적인 기교와 깊은 음악적 해석이 어떻게 이 난곡을 요리할지 궁금하다. 리시차는 2007년 이 작품과 리스트, 라흐마니노프를 한 묶음으로 구성한 디브이디(DVD)를 내놓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3월12일 일요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44-5142.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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