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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판 뮤지컬 ‘넌센스2’ 출연료 미지급 사태

등록 2017-03-05 14:36수정 2017-03-05 19:52

‘두 도시 이야기’ 등 되풀이되는 고질병
표준계약서 작성·제작진 제재강화 절실
2016년판 <넌센스2> 출연자들이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2016년판 포스터.
2016년판 <넌센스2> 출연자들이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2016년판 포스터.

한국 공연계의 고질병인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다시 발생했다. 5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은 “지난해 4월29일부터 공연한 뮤지컬 <넌센스2>의 제작사가 지금까지 스태프와 배우 등 7명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도 “출연료를 받지 못한 2016년판 <넌센스2> 배우 6명이 피해 신고를 해왔고, 1명이 곧 신고할 예정”이라며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2017년판 <넌센스2>는 제작사를 교체한 뒤, 박해미·조혜련·박슬기 등을 출연시켜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에서 재공연했다.

■ 신고된 것만 330건 “실제는 3~4배”

이러한 고질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아 공연이 취소된 사례는 2014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사태가 불거진 뒤, 지난해 뮤지컬 <로맨틱 머슬>이 공연을 30분 남겨두고 배우들이 보이콧하는 사례로 이어졌다. ‘명품 악극’이라는 이름을 건 <불효자는 웁니다> 역시 2015년 출연진의 출연료를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드러난 피해는 빙산의 일각에 그친다.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예술인복지재단에 접수된 불공정행위 신고를 보면, ‘임금 등 미지급’이 2014년 87건, 2015년 87건, 2016년 134건, 2017년 2월 현재 22건 등 모두 330건이다. 신고되지 않은 사례를 보태면 실제 피해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단 관계자도 “1명이 대표로 신고하면 실제 피해 인원은 3~4명으로 조금 더 많다. <불효자는 웁니다>는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조사할 수 없었다”며 이런 추정을 뒷받침했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제작사만 바꿔 재공연을 하는 무책임한 제작 관행’ 때문이다. 송창곤 한연노 사무차장은 “출연료 지급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기존 제작사와 현재 제작사는 무책임한 답변과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재단 쪽도 “제작사가 폐업할 경우가 조사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 “임금 떼먹은 실질 제작진 제재 절실”

되풀이되는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표준 공연출연계약서 작성 △제도적 제재 장치 강화 등이 시급하다.

현재 통용되는 공연출연계약서를 보면 기간, 금액, 갑과 을의 의무 등만 간단히 담는다. 한연노가 제시한 표준 공연계약서는 ‘공연이 중단됐을 경우’, ‘사고가 났을 경우’ 등 항목을 촘촘히 했다. 하지만 제작사 쪽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게 한연노의 설명이다.

한연노 관계자는 “권고조항의 한계는 있지만 방송 3사, 출연자 노조 등이 함께 만든 표준 방송출연계약서는 출연자가 제작자와 법적 다툼을 벌일 때 승소 증거자료가 된다. 드라마 조기 종영 때, 배역이 사라졌을 때 등을 세세하게 기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출연료를 미지급한 제작진에 대해서도 실질적 제재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름만 바꾼 뒤 같은 공연을 올리는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그래서 제작사가 아닌 실제 제작진에 대해서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공공 지원금과 국공립 극장 대관을 제한해야 한다는 게 공연계의 지적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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