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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영국 현대무용의 최전선을 만난다

등록 2017-05-16 15:50수정 2017-05-16 20:06

남성무용수 10인이 그리는 삶과 죽음, 발렛보이즈 ‘라이프’
세계가 주목하는 웨인 맥그리거의 실험적 안무 ‘아토모스’
발렛보이즈의 <라이프>. 모다페 제공
발렛보이즈의 <라이프>. 모다페 제공
한영 수교 130주년을 맞은 올해,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이 잇달아 내한한다.

남자 버전 <백조의 호수>로 유명한 매튜 본을 비롯해, 런던을 본거지로 한 아크람 칸, 호페쉬 섹터 등의 현대무용단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그런데 이번에 내한하는 남성무용수 10인의 ‘발렛보이즈’(Balletboyz)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단체다. 세계가 주목하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도 현대무용단 ‘웨인 맥그리거 컴퍼니’를 이끌고 12년 만에 돌아왔다.

웨인 맥그리거. 엘지아트센터 제공
웨인 맥그리거. 엘지아트센터 제공
두 무용단은 영국 로열발레단이라는 키워드로 묶인다. 발렛보이즈는 로열발레단 주역 출신의 두 무용수 마이클 눈과 윌리엄 트레빗이 2000년 창단했다. 웨인 맥그리거는 현대무용가로는 처음으로 2006년부터 로열발레단 상임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무용인 이들 작품에 발레 테크닉이 엿보이는 이유다.

먼저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 MODAFE) 개막작으로 선정된 발렛보이즈의 <라이프>는 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두 작품으로 구성된다. 영화감독으로도 활약한 바 있는 폰투스 리드버그의 안무작 <토끼>(Rabbit)에서는 젊은 남자가 토끼 가면을 쓴 무용수들과 함께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어딘가 소속되려고 동조하면서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그린 것이다.

이어지는 베네수엘라 출신 자비에 드 프루토스 안무의 <픽션>(Fiction)은 죽음에 관한 질문의 연속이다. 안무가 자신의 부고를 알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남성무용수들이 발레 연습실을 연상시키는 기다란 바를 중심으로 서서 죽음을 향한 불만과 좌절, 동정심, 연민 등의 감정을 우아한 동작으로 표현한다. 남성 인체의 아름다운 근육미와 절제된 힘이 두 작품을 관통한다. 대중적인 동시에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강해 결코 가볍지 않다. 18-19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3668-0007.

발렛보이즈의 <라이프>. 모다페 제공
발렛보이즈의 <라이프>. 모다페 제공
무용과 음악, 과학과 철학을 융합하여 자신만의 실험적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웨인 맥그리거의 <아토모스>는 관객들이 3디(D)안경을 쓴 채 즐기는 색다른 공연이다. 그는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atom)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몸을 탐구한다. “웨인 맥그리거는 과정이 더욱 중요한 안무가”라는 장인주 무용평론가의 말처럼, 이번 작품도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과정을 이해해야 비로소 그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착용 기술’(구글글래스, 아이워치 등 컴퓨터를 옷이나 몸에 붙여 신체정보를 수집·확인하는 기술)로 유명한 ‘스튜디오 엑스오’는 무용수들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움직이게 하여 그들의 움직임과 생체정보의 변화를 기록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무가는 몸이 가진 능력을 분석해, 각 원자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연결시켰다. 의상 역시 각자 생체정보에 맞게 3디 프린팅으로 마련했다. 이밖에도 영상과 소리, 조명 등 공연의 모든 요소가 세밀하게 ‘원자화’되어 첨단시대를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무용수들의 세밀하고 유려한 움직임이 만나 공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26-27일, 서울 LG아트센터. (02)2005-0114.

웨인 맥그리거 컴퍼니의 <아토모스>. 엘지아트센터 제공
웨인 맥그리거 컴퍼니의 <아토모스>. 엘지아트센터 제공
두 작품은 영국 현대무용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각각 2016년, 2013년 초연됐다. 우리 무대에서 영국 현대무용의 최전선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경 프리랜서기자 salutky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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