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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동화 담긴 음악, 뮤비 품은 공연

등록 2017-05-19 10:01수정 2017-05-19 10:19

로바이페퍼스·혁오·실리카겔 등
앨범과 함께 동화 담긴 영상도 만들어 공개
혁오 단독공연서 ‘종합예술’ 선보일 계획
실리카겔 공연. 붕가붕가레코드 제공
실리카겔 공연. 붕가붕가레코드 제공
“우주로 나간 소년들은 코마 상태에 빠진다. 이때 미치광이 박사 스피노가 만든 로봇 플렉스가 이들을 깨우기 위한 노래를 부른다.”

17일 저녁 서울 이태원의 한 음악감상실에서 열린 로바이페퍼스(Raw By Peppers)의 1집 앨범 <코스모스> 음감회 현장. 노래가 나오는 가운데, 앞의 화면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흘러갔다. 노래, 뮤직비디오와 이야기가 ‘투 트랙’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전 미니앨범을 통해 우주를 떠오르게 하는 광활한 사운드를 펼쳐 보였던 록밴드 로바이페퍼스(기타·보컬 김가온, 베이스 이진우, 드럼 이광민)는 앨범을 위해서 우주를 소재로 한 동화를 먼저 만들었다. 그 뒤 스토리에 맞춰서 13곡을 만들었다.

앨범의 음원은 18일 정오 공개되고 뮤직비디오는 19일, 시디는 23일 순차적으로 발매되는데, 이들은 이 외에도 ‘노래 없는’ <아트북>을 발행해, 스토리와 이미지를 다시 한번 더 그릴 예정이다. 로바이페퍼스가 전달하려는 이야기의 총합은 다음달 16일, 17일 이틀간 씨제이아지트에서 열리는 공연이 될 것이다.

음악만 들어서는 모든 이야기를 짐작할 수 없다.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고, 영상에 친근한 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음악을 ‘종합예술적’으로 사고하는 팀들이 늘어가고 있다.

혁오의 앨범은 홍대의 촉망받는 아티스트 노상호 작가가 연작으로 커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는 앨범 <23>의 커버. 두루두루에이엠씨 제공
혁오의 앨범은 홍대의 촉망받는 아티스트 노상호 작가가 연작으로 커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는 앨범 <23>의 커버. 두루두루에이엠씨 제공
박광수 작가의 ‘톰보이’ 뮤직비디오로 만든 티저 이미지. 두루두루에이엠씨 제공
박광수 작가의 ‘톰보이’ 뮤직비디오로 만든 티저 이미지. 두루두루에이엠씨 제공
지난달 낸 혁오의 정규 앨범 <23>은 자신의 콘셉트를 동화로 만들어서 혁오의 팀원만이 아니라 커버 아티스트, 뮤직비디오 감독과 공유했다. 동화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았다. 소속사 두루두루에이엠씨에서는 이 이야기가 “어떤 마을에 사는 소년의 내면을 그린 것”이라고 말한다. 노상호 작가가 그린 커버 아트, 노래 ‘가죽자켓’의 실사 뮤직비디오, ‘톰보이’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들에 공통적으로 ‘커다란 모닥불’이 등장하는 것은 동화에 이 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음악만으로는 잘 안 들린다. 뮤지션은 공연을 하는 퍼포머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아트워크, 패션 등이 같이 간다고 생각했다”고 혁오 밴드의 오혁은 지난달 24일 열린 쇼케이스장에서 이야기했다.

다음달 3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혁오의 단독 공연은 ‘또 하나의 종합예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연극공연 무대를 만들어오던 여신동 감독이 비주얼 디렉터가 되어 조명·무대·뮤직비디오를 총괄한다. 두루두루에이엠씨 쪽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독하지만 한편에서는 에너지를 함께 분출해내는, 다 함께 있으면서도 분리돼 있는 콘셉트의 세트를 만들고 있다”고 전한다. 혁오는 2015년의 연말 콘서트에서 사(투명 천. 일본어 발음인 ‘샤’로 많이 씀) 뒤로 밴드 멤버들이 숨고, 사 위로 4명의 감독이 작업한 뮤직비디오가 흘러가는 방식의 과감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렉트로닉록 밴드 실리카겔은 노래를 부르고 연주하는 포지션 외에 뮤직비디오와 아트워크 담당 멤버가 팀원에 소속되어 있다. 노래를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콘셉트를 공유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내고 공연에서 브이제잉(비디오 디제잉)을 한다. 일렉트로닉록 밴드 이디오테잎의 무대는 공연장에서 황홀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디오테잎의 무대를 만든 박훈규 감독은 이런 공연 전반의 예술을 관할하는 ‘뷰직’(뷰와 뮤직의 합성어) 팀을 조직하고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는 옛날부터 공연 기술에 대한 요구는 많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프로젝터와 컨트롤 기계의 가격이 떨어진 것이 트렌드가 형성되는 데 일조했다”고 말한다. 조명 시설이 좋지 않은 인디 공연장에서는 뮤직비디오가 조명의 구실도 한다. 고 대표는 “스트리밍으로 주로 음악을 소비하는 시대지만 음원 수익이 많지 않은 밴드들로서는 공연이 주력 상품이 된 상황”을 거론하며, 앞으로 5~10년 사이 이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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