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이 미국 버클리음대 음악학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연설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든, 유명해지지 못해 집 고양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든 우리는 누군가의 정신이 고장났을 때 그것을 치료하는 무언가의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조성모(28)가 새 음반 '조성모 클래식 1+1 그랜드 피처링(GRAND FEATURING)' 음반을 내밀며 말했다. "당대 최고의 선배들과 작업하며 기쁘고 설던 마음이 힘들고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에 전염됐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조성모의 신보는 리메이크다. 그러나 리메이크에 대해 혹평하는 음악평론가들에게 면죄부를 받을 것 같다. 배철수, 이치현, 조덕배, 빛과 소금(장기호), 시인과 촌장(하덕규),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ㆍ전태관) 등 원곡을 부른 선배들과 함께 노래, 신구 세대의 벽을 허무는 첫 시도를 했다.
스팅의 연설은 그에게 노래할 모티브가 됐고, 선배들과의 작업은 그에게 '조성모표 발라드'가 아닌 조성모 음악을 찾겠다는 의지를 불어넣었다.
◇ 매너리즘에 노래하기 싫었던 3년
조성모에게 "타고난 재능 덕택에 보컬 연습을 게을리하는 편 아니냐"고 말을 던졌다. "최근 3년간 노래하기 싫었다"는 그는 "1998년 데뷔 이래 소진한 나를 채우고 싶었지만 충족되지 않는 현실이 미웠다. 때가 되면 계약에 따라 음반을 내는 상황도 싫었다. 하기 싫은 건 꼭 표시가 난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6집 때도 김정은ㆍ소지섭이 출연한 대작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는 "내가 대작 뮤직비디오에 대중과 맞닿아 있는 음악, 또 똑같은 일을 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조덕배ㆍ배철수ㆍ하덕규 등 20여 년 연상 선배와의 작업은 매너리즘에 빠진 조성모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선배들의 살아 있는 음악 열정에 부끄러웠어요. 기쁜 마음으로 내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의 소중함도 느꼈고요. 사실 인기는 손에 쥔 모래알 같잖아요. 새기 마련이죠. 시작할 때 빈손으로 왔으니 사실 잃을 것도 없는데 말예요. 지금껏 그런 걸 모르고 살았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작곡 등의 음악 공부다. "음악엔 공식이 없다"는 조성모는 "자신이 쓴 곡에 가사를 붙여 노래하는 게 대중의 가슴에 100% 파고들 수 있다"며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배들도 "성모가 이젠 뮤지션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 죽는 날까지 가장 소중한 음반 조성모는 원곡을 부른 선배들이 참여하는 음반을 구상한 후 고민에 빠졌다. '선배들에게 편지를 써야 하나, 전화를 걸어야 하나' 이들을 설득하는 일이 숙제였다. '가시나무' 때 인연을 맺은 하덕규는 "선배님의 힘을 불어넣어 달라"는 조성모의 말에 "멋진 생각"이라며 수락했다. 이어 그의 진심을 안 봄여름가을겨울, 이치현, 조덕배 등이 차례로 'OK' 사인을 보냈다. 탐탁지 않은 후배의 청이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녹음 작업도 선배의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강단에 서는 장기호는 성악가 아내가 준 보컬트레이닝용 CD를 조성모에게 건넸다. 하덕규는 교회에서 조성모를 위해 기도했고, 조덕배와 김종진은 각자 조성모와 하루에 한번씩 통화하며 조언했다. 배철수는 송골매 시절 노래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도입부에 '조성모가 노래합니다'라는 멋진 DJ 아나운스먼트를 선물했다. "조덕배 선배님과 녹음실에서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함께 노래했는데 '우와'하고 소리지를 정도로 믿기지 않더군요. 또 녹음 때 기타치던 김종진 선배님이 기분이 '업'되셨는지 라이브 공연장에서 실연하듯 일어나서 연주하셨어요. 그 모습을 놓칠 수 없어 영상으로 담아뒀죠."(웃음) 조성모 리메이크 음반에 참여한 6명의 가수들은 이달 초 잡지 촬영 때 한 자리에 모였다. 13-15년 만에 만난 이들은 놀랍게도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장기호는 봄여름가을에 몸담은 적 있고, 하덕규ㆍ장기호는 함께 한 방송사 DJ를 맡은 적이 있다. 조덕배는 조성모에게 "성모 덕분에 김종진 씨를 13년 만에 만났다"고 했다. 조성모는 "'그랜드 피처링'이라는 타이틀답게 선배들과 작업한 모든 곡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한다"면서 "선배들은 새로운 촬영에도 동참할 뜻을 밝혀주셨다"고 자랑했다. 또 선배들은 조성모의 방송 활동도 지원사격한다. 이치현은 29일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때 기타 연주를 비롯해 그의 곡 '사랑의 슬픔'을 함께 부를 계획. "이 한 장의 음반으로 선배들과의 인연이 끝난게 아니다"라는 조성모는 "앞으로도 선배들과 서로 음악적인 교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편곡과 드럼ㆍ기타 등의 연주, 노래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선배들이 내게 준 설렘과 기쁨에 감사드린다"라며 "이 음반은 죽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음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6집 때도 김정은ㆍ소지섭이 출연한 대작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는 "내가 대작 뮤직비디오에 대중과 맞닿아 있는 음악, 또 똑같은 일을 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조덕배ㆍ배철수ㆍ하덕규 등 20여 년 연상 선배와의 작업은 매너리즘에 빠진 조성모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선배들의 살아 있는 음악 열정에 부끄러웠어요. 기쁜 마음으로 내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의 소중함도 느꼈고요. 사실 인기는 손에 쥔 모래알 같잖아요. 새기 마련이죠. 시작할 때 빈손으로 왔으니 사실 잃을 것도 없는데 말예요. 지금껏 그런 걸 모르고 살았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작곡 등의 음악 공부다. "음악엔 공식이 없다"는 조성모는 "자신이 쓴 곡에 가사를 붙여 노래하는 게 대중의 가슴에 100% 파고들 수 있다"며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배들도 "성모가 이젠 뮤지션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 죽는 날까지 가장 소중한 음반 조성모는 원곡을 부른 선배들이 참여하는 음반을 구상한 후 고민에 빠졌다. '선배들에게 편지를 써야 하나, 전화를 걸어야 하나' 이들을 설득하는 일이 숙제였다. '가시나무' 때 인연을 맺은 하덕규는 "선배님의 힘을 불어넣어 달라"는 조성모의 말에 "멋진 생각"이라며 수락했다. 이어 그의 진심을 안 봄여름가을겨울, 이치현, 조덕배 등이 차례로 'OK' 사인을 보냈다. 탐탁지 않은 후배의 청이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녹음 작업도 선배의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강단에 서는 장기호는 성악가 아내가 준 보컬트레이닝용 CD를 조성모에게 건넸다. 하덕규는 교회에서 조성모를 위해 기도했고, 조덕배와 김종진은 각자 조성모와 하루에 한번씩 통화하며 조언했다. 배철수는 송골매 시절 노래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도입부에 '조성모가 노래합니다'라는 멋진 DJ 아나운스먼트를 선물했다. "조덕배 선배님과 녹음실에서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함께 노래했는데 '우와'하고 소리지를 정도로 믿기지 않더군요. 또 녹음 때 기타치던 김종진 선배님이 기분이 '업'되셨는지 라이브 공연장에서 실연하듯 일어나서 연주하셨어요. 그 모습을 놓칠 수 없어 영상으로 담아뒀죠."(웃음) 조성모 리메이크 음반에 참여한 6명의 가수들은 이달 초 잡지 촬영 때 한 자리에 모였다. 13-15년 만에 만난 이들은 놀랍게도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장기호는 봄여름가을에 몸담은 적 있고, 하덕규ㆍ장기호는 함께 한 방송사 DJ를 맡은 적이 있다. 조덕배는 조성모에게 "성모 덕분에 김종진 씨를 13년 만에 만났다"고 했다. 조성모는 "'그랜드 피처링'이라는 타이틀답게 선배들과 작업한 모든 곡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한다"면서 "선배들은 새로운 촬영에도 동참할 뜻을 밝혀주셨다"고 자랑했다. 또 선배들은 조성모의 방송 활동도 지원사격한다. 이치현은 29일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때 기타 연주를 비롯해 그의 곡 '사랑의 슬픔'을 함께 부를 계획. "이 한 장의 음반으로 선배들과의 인연이 끝난게 아니다"라는 조성모는 "앞으로도 선배들과 서로 음악적인 교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편곡과 드럼ㆍ기타 등의 연주, 노래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선배들이 내게 준 설렘과 기쁨에 감사드린다"라며 "이 음반은 죽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음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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