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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베트남 출신 ‘쇼팽의 대가’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등록 2005-11-18 18:32수정 2005-11-18 18:32

“미군 폭격 피하며 베낀 악보로 연습했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쇼팽의 대가’ 당 타이 손(47)이 한국을 방문해 오는 30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만으로 콘서트를 꾸민다.

1992년과 2000년, 2003년에 이어 네번째 내한 연주회를 앞두고 있는 그는 17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년간 생상, 포레 등과 같은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들도 많이 연주했지만 내 연주인생은 쇼팽 작품이 주류를 이룬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쇼팽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 가운데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피아노 협주곡> 제1, 2번과 함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협연 형태로는 잘 연주되지 않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를 원곡 그대로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50여명 규모의 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아 관심을 모은다.

당 타이 손은 “지휘자 김대진 선생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 내가 루바토를 표현할지 잘 알 것”이라면서 “다른 연주회와는 달리 내가 더 많은 자유를 가지고 편하게 연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번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80년 쇼팽콩쿠르 우승 첫 동양인
“콩쿠르 입상보다 예술적 개성 중요”
30일 예술의전당서 4번째 연주회

클래식의 불모지랄 수 있는 베트남에서 태어난 그는 모스크바 음악원 2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세계 최고 권위의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해 세계 음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콩쿠르 당시에 그는 “나는 동양 사람도 쇼팽을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음악의 본고장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 간절한 소망 하나로 콩쿠르에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혀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는 “7살 때 베트남 전쟁의 발발로 산 속으로 피난을 가서 밀림 속 지하 땅굴에 숨어서 하노이 국립음악원 교수였던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다”면서 “미군의 비행기 공습을 피해가며 거의 망가져 소리도 잘 나지 않는 피아노와 손수 베낀 악보로 매일 20분씩 공부를 해왔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음악은 인생의 사이클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20, 30년 전에 쇼팽 콩쿠르에서 수상했을 당시에는 내 연주 스타일은 어린아이 같이 순수하고 시적이었습니다. 그러다 10년 후에는 드라마틱하게 변했다가 지금은 단순해지면서 여유가 있게 되었어요.”

그는 지난달 임동민·임동혁 형제의 국내 첫 입상(공동 3위)로 화제가 되었던 쇼팽 국네 피아노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는 “본선에 한국인이 3명이나 진출해 현지에서도 대단한 관심을 모았다”면서 “많은 동양인들이 큰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고도 대성하지 못하는 까닭은 예술가적인 개성이 부족하고, 그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탓도 있다”고 뼈있는 충고를 던졌다. (02)541-6234.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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