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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카네기홀 무대서는 ‘콩쿠르 사냥꾼’

등록 2017-11-02 18:22수정 2017-11-02 21:16

28일 데뷔…내년 6월부터 라파우 블레하치와 듀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스톰프뮤직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스톰프뮤직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예쁘다. 이름도 예쁘고, 웃는 얼굴도 예쁘고, 무엇보다 그가 들려주는 바이올린 연주는 명료하고, 깔끔하며, 우아하다. 정작 자신은 “이름의 이미지가 음악적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쇼스타코비치 같은 묵직하고 강렬한 곡에 정말 자신있는데!”라고 말하지만 말이다.

음악 애호가와 전문가들이 김봄소리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낙천적인 성격과 성실함에 있다. 지난 6년간 13개의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 총 11개 대회에서 상위 순위에 들었다. ‘2016년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2위,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 2위, ‘2013년 뮌헨 아에르데(ARD) 콩쿠르’ 1위 없는 2위 등이 주요 성과다. 부지런히 커리어를 쌓아올려 세계 음악계에 포진된 연주 기회를 진취적으로 잡아냈다. 그러면서도 “슬럼프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하는 그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연주를 망치고 나와도 ‘아, 슬럼프인가 보다’ 하면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거고, ‘오늘도 하나 배웠구나’, ‘앞으로 이렇게 준비하면 안 되겠다’ 생각하면 발전할 수 있다. 수많은 콩쿠르에 참가하면서 쌓은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서 2~3년 후까지 연주 스케줄이 잡혀 있는 이 순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주어진 연주를 잘해내는 일만 남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스톰프뮤직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스톰프뮤직 제공
지난달 27일 워너 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전세계에 김봄소리의 데뷔 음반이 발매됐다. 음반은 시마노프스키 현악 4중주단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인 그제고시 코토프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탄생했는데, 김봄소리가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 출전했을 당시 심사위원이던 코토프는 폴란드의 여러 매체를 통해 김봄소리가 2위를 했다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말하며 그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섰다. 코토프는 폴란드의 대표 오케스트라인 바르샤바 필하모닉에 그를 협연자로 강력 추천했고, 그 인연은 음반 녹음으로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1등을 한 베리코 춤부리제보다도 먼저 음반을 발매하게 됐으며, 데뷔 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독주가 아닌 2개의 협주곡을 담게 됐다. 비에니아프스키 협주곡 2번과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1번을 들을 수 있다.

서울대 졸업 뒤 미국 줄리아드에서 수학하고 있는 김봄소리는 오는 28일 카네기홀 데뷔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이번 리사이틀을 앞두고 김봄소리는 “관객으로 카네기홀을 자주 찾던 ‘카네기홀 죽순이’가 연주자로서 데뷔를 하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내년 2월부터 5월까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폴란드, 홍콩에서 독주 및 협연 일정이 있다. 6월부터는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치와 듀오 활동을 시작한다. 블레하치가 솔로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연주하는 건 처음으로, 함께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순회에 나설 예정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라파우 블레하치로부터 같이 연주하고 싶다는 이메일이 왔다. 콩쿠르 실황 영상을 통해 내 음악을 들었다는 설명이었다. 누군가 장난으로 보낸 스팸 메일인 줄 알았는데 정말 라파우였다!” 한국 나이로 스물여덟인 김봄소리. ‘콩쿠르 사냥꾼’이라 불리던 그는 이제 막 프로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김호경 객원기자 writerh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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