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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이돌은 없어요…‘개인의 취향’ 파는 음반가게

등록 2017-11-10 09:01수정 2017-11-10 10:01

음반 구입이 특별한 취미 된 시대
‘모두를 위한 추천곡’ 아닌
국내외 ‘힙’한 음반 모아

한물 간 카세트테이프·LP 등 구비
음악감상회·문화강좌도 열려
2017년. 음반가게 또는 레코드숍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됐다. ‘엘피의 부활’이라거나 ‘아날로그의 귀환’이란 말이 언론에서 자주 쓰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음반을 산다’는 행위는 이제 특정한 사람들만의 취미가 되었다. 거기에 맞춰 음반점들도 각각의 취향을 담아내고 있다. ‘음반 편집숍’이라 부를 수 있는 이 특별한 공간에는 최근 대세라는 워너원이나 100만장 넘게 팔린 방탄소년단의 음반이 없다. 대신 가게를 운영하는 이들의 안목과 취향이 담긴 음반과 문화상품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니나 시몬의 ‘앳 더 빌리지 게이트(At the Village Gate)’ 등 김밥레코즈가 자랑하는 명반 모음.
니나 시몬의 ‘앳 더 빌리지 게이트(At the Village Gate)’ 등 김밥레코즈가 자랑하는 명반 모음.
김밥레코즈 이른바 ‘홍대 앞’을 대표하는 음반점이다. 서너 명의 손님만 들어와도 꽉 차는 작은 공간이지만 지금 유행하는 ‘힙’한 음악을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비엠지(BMG)와 소니뮤직에서 근무했던 김영혁 대표는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큐레이팅이나 특별한 취향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없으면 오히려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갖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외국에서 나오는 양질의 음반들을 구비해놓으며 젊은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게 된 비결이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추천할 수 있는 음반을 가져다 놓고, 사서 후회할 만한 음반은 가져다 놓지 않는다는 게 음반 선별 기준이다. 주 고객인 20~30대 젊은층은 시디보다는 엘피(바이닐)를 더 많이 찾는다. 시디와 엘피뿐만이 아니라 카세트테이프, 음악 서적, 티셔츠 등 다양한 관련 상품도 판다. “사람들이 음악을 특별한 게 아니라 생활의 일부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5-36. (02)322-2395.

도프레코드는 최근 부쩍 인기가 높아진 카세트테이프 1만5000여개를 갖추고 있다.
도프레코드는 최근 부쩍 인기가 높아진 카세트테이프 1만5000여개를 갖추고 있다.
도프레코드 최근 음반수집가들 사이에선 도프레코드가 화제다. 도프레코드가 구비해놓은 1만5천점의 카세트테이프 때문이다. 도프레코드를 운영하는 김윤중 대표는 한국 각 지역의 오래된 음반점을 돌며 카세트테이프를 모았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덕분에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미국에서도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카세트테이프를 찾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 김윤중 대표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김 대표 역시 음반을 수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세트테이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음질 역시도 생각보다 만족도가 컸다고 한다. 오래된 가요부터 강렬한 헤비메탈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카세트테이프, 시디, 엘피에 담겨 손님들을 맞는다. 김 대표는 “터무니없는 꿈이겠지만 손님이 찾는 음반을 모두 갖춰 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수고로운 발걸음을 했는데 허탕 치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 267번지. (02)716-7977.

팝시페텔은 음반 판매뿐 아니라 문화강좌·음악감상회 등을 열 수 있는 문화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팝시페텔은 음반 판매뿐 아니라 문화강좌·음악감상회 등을 열 수 있는 문화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팝시페텔 동교동에 최근 생긴 음반점이다. 서울음반부터 로엔엔터테인먼트, 씨제이이앤엠(CJ E&M) 등 오랫동안 음악업계에서 근무했던 김경진 대표가 “지금껏 해온 일의 연장선에서 좋은 음악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으로 만든 공간”이다. 단순히 음반을 파는 걸 넘어 여러 문화 강좌나 음악감상회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문화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틀스 서적이 출간되면 책과 함께 비틀스 음반만으로 매대를 꾸미거나 <롤링스톤>에서 선정한 명반을 진열해놓는다거나 하는 특별한 ‘선별 목록’을 주기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서 매장에서는 음반뿐 아니라 책과 블루레이, 디브이디(DVD)도 함께 판매한다. 김 대표는 팝시페텔에 자신의 취향을 그대로 드러내려 한다. 자신이 그동안 모아온 희귀 음반과 블루레이, 책도 중고로 내놓았고, 비틀스와 핑크 플로이드, 찰리 채플린과 지브리, 디즈니 등이 한데 모여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200-15. (02)336-6514.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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