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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로커들 창작뮤지컬 달군다

등록 2005-11-23 17:56수정 2005-11-24 16:37

‘마리아 마리아’ 앙코르 공연…‘더더’ 출신 박혜경 첫 무대 ‘부활’ 출신 박완규 편안해진 연기

국내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 <마리아 마리아>가 내년 9월 브로드웨이 진출을 앞두고 새 배역의 앙코르 공연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8일까지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공연에는 특히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남녀 로커 박완규(32)씨와 박혜경(31)씨가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었다.

특히 락밴드 ‘더더’의 리더보컬 출신으로 ‘안녕’ ‘주문을 걸어’ ‘빨간 운동화’ 등을 히트시킨 인기가수 박혜경씨는 뮤지컬 데뷔무대이다. 그는 ‘영원한 마리아’ 강효성(43), 김선영(32)씨와 번갈아 여주인공인 마리아 역을 맡아 거칠면서도 순수한 창녀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한전아츠센터 공연에서 예수 역을 맡았던 후배 가수 김현성씨의 추천으로 처음 <마리아 마리아>를 보았는데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들어 몇 번 더 보러갔어요. 집에 와서도 혼자서 마리아 역을 상상하면서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지난 주말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연습실에서 만난 박혜경씨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노래와 춤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캐스팅 제의를 수락했다”면서 “또 다른 느낌의 마리아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연습할 때 대선배인 강효성씨가 오면 몸둘 바를 몰라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뒤 “그러나 공연날짜가 다가오니까 용기가 생기더라. 전쟁터에서는 전쟁을 잘해야지 않겠느냐”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자 마리아를 꼬드기는 바리새인 역을 맡은, 락그룹 ‘부활’ 5대 리더보컬 출신의 로커 박완규씨가 거든다. “박혜경씨는 집중을 잘해요. 저는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때 머석한 분위기에서 빨리 탈출을 못했는데 혜경씨는 금방 극복하더군요.”

폭발적인 샤우트 창법의 소유자인 그는 이미 2001년 뮤지컬 <바람의 나라>로 데뷔한 뒤 2004년 <청년 장준하>의 해설자 역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예수 역으로 열연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저스…>에서는 몰입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표현방법을 몰라서 어설펐다. 몸무게가 17㎏이나 빠졌는데도. 그러나 지금은 조금 적응이 되어서 걸음걸이나 손동작 등이 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예수 역인 줄 알고 새 음반 준비 때문에 거절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종교적인 작품인 데다 바리새인이 매우 의미가 있는 배역이어서 나섰어요. 또 예수와는 달리 인간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편한 것 같아요.”

그러자 이번에는 박혜경씨가 “박완규씨는 항상 저에게 ‘자부심을 갖고 날개를 달고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연습에서 확 펼쳐보라’고 충고하더라”면서 “선수는 역시 선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장단을 맞췄다. “피터팬 같은 제가 마리아 같은 창녀가 되는 것이 생뚱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기존의 캐릭터를 흉내낼 생각은 없고 저만의 마리아를 찾아서 보여주렵니다. 제가 본래 라이브무대에는 강하잖아요. 저의 노래 가사처럼 ‘주문을 걸어서 후회하지 않게 용기를 내야’죠.”

내년 1월 4집 음반 <탈출>(가제)를 준비하고 있는 박완규씨는 “노래보다는 대사가 많아 어설프고 깨질 각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무대에 오를 때는 가수라는 신분을 잊고 부속품인 배우처럼 열심히 하겠으니 편견 없이 봐달라”고 말했다.

역시 내년 2월 6집 음반을 계획하고 있는 박혜경씨도 “관객들이 비싼 로열티를 주고 들여온 외국뮤지컬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만든 창작뮤지컬을 보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뮤지컬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즐거움 마음으로 와서 즐겨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예수 역에는 전미CMJ빌보드 방송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에서 폭 넓은 음악활동을 벌이고 있는 토미기타(37)와 초연 때부터 예수 역을 맡았던 박상우(30)씨가 캐스팅됐다. 또 지난 공연에서 마리아 어머니로 출연했던 한국뮤지컬계의 대모 윤복희(59)씨는 역할을 바꿔 소경으로 출연하며, 역시 초연배우 김정훈(30)씨가 바리새인 역을 맡는다.

조아뮤지컬컴퍼니의 <마리아 마리아>는 예수를 유혹하는 대가로 밑바닥 생활을 청산하고 로마행을 꿈꾸는 창녀 마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로, 예술감독 최무열, 극본 유혜정, 작곡 차경찬, 연출 성천모, 안무 최인숙씨 등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2003년 8월 소극장 무대로 출발해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극본 및 작사상, 음악상 등 4개 부분을 휩쓸었으며, 내년 9월11일~10월8일 뉴욕 브로드웨이 44번가의 ‘램스 시어터’ 공연이 확정돼 국내 창작뮤지컬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보여준다. 1588-9088.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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