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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돌아온 마돈나 “반짝이는 조명 아래 춤추자”

등록 2005-11-23 18:28수정 2005-11-24 16:34

‘컨페션 언 어 댄스 플로어’ 로

마돈나(47)는 망사 스타킹 차림으로 <컨페션 온 어 댄스 플로어>를 들고 돌아왔다. 체 게바라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장식한 지난 앨범 <아메리칸 라이프>와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주도면밀하게 그의 뿌리인 1980년대 분위기의 댄스 음악으로 돌아갔다. 일렉트로니카의 양념을 살짝 곁들였지만 본질은 “미라볼(여러 각도로 반짝이는 조명) 아래서 춤추자”는 것이다.

이 앨범의 힘은 철저한 계산에서 나온다. 클럽에서 그러하듯이 12곡은 끊임 없이 흐른다. 한 곡씩 떨어뜨려놓고 보면 감정적 울림은 사그러들고 차가운 리듬이 도드라진다. 마돈나는 애초에 그런 감동 따위는 노리지 않은 듯하다. 베테랑답게 군더더기 없이 앨범의 핵심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첫곡 ‘헝 업’부터 그는 분명하게 뜻을 드러낸다. 이 곡엔 그룹 ‘아바’의 히트곡 ‘기미 기미 기미’를 샘플링해 넣었다. 신디사이저 소리는 이 노래가 굳건히 디디고 있는 복고적 특성을 또렷이 보여준다. 디제이 라이언 시크래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마돈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댄스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내 음악의 뿌리라는 걸 깨달았어요. 음악이 주는 원초적인 즐거움에 충실한 음반, 춤추게 하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 마돈나의 작업에 프로듀서 가운데 하나인 디제이 스튜어트 프라이스가 일렉트로닉 재료들을 흩뿌려 맛깔을 보탰다.

마돈나는 지난 22년 동안 팝의 아이콘이었다. 1983년 ‘홀리데이’, ‘보더라인’ 등으로 데뷔해 85년 ‘라이크 어 버진’으로 전세계를 거머쥐었다. 발라드에서 일렉트로니카까지 변신의 끈을 놓지 않은 게 그의 저력이다. 그의 음반은 전 세계적으로 2억장 이상이 팔렸다.

그의 이미지 또한 끝에서 끝으로 움직였다. ‘보이토이’라는 글씨가 또렷이 보이는 벨트를 메고 나와 수동적 여성을 연기하다가 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사이렌’으로도, 소녀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당당한 여성으로도 변했다. 요부에서 아르헨티나의 옛 영부인 ‘에비타’로도 색깔을 바꿨다. 지난 앨범에선 전사가 돼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해댔다. 저급함과 고급스러움을 넘나드는 그의 이미지는 각종 언론의 ‘뒷담화’의 소재부터 진지한 학문 연구의 대상으로까지 쓰였다.

깔끔하고 정제된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번 앨범이 이제까지 변신을 거듭하며 팬 층을 확장해온 마돈나의 이력에선 벗어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마돈나가 그의 골수 팬들을 공고히 다지는 데 더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로의 귀환처럼 보이는 그의 이번 행보가 사실은 팝의 최신 경향을 읽고 소화해 내는 그의 능력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이번 앨범은 그의 음악적 뿌리뿐만 아니라 복고적 유행에 대한 판단을 드러낸다”며 ”이 판단이 옳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마돈나가 보여준 트렌드 적응력과 소화 능력을 감안해 보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변화”라고 말했다. 어찌됐건 이번 앨범은 이것저것 다 따지기 전에 충분히 춤추게 한다.

글 김소민 기자, 사진 워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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