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첫 국악오페라 ‘한울춤’ 만든 이종구 한양대 교수

등록 2005-12-04 20:58수정 2005-12-04 20:58

“우리말의 음악적 가치 보여 드립니다”
‘서양식 오페라’가 아닌 판소리, 민요 등 우리 국악과 전통무용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국식 오페라 양식의 ‘국악오페라’가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7~8일 저녁 7시30분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100년 전 빼어난 판소리 고수이자 근대 조선 춤의 선구자 한성준(1874-1942)의 불꽃같은 예술혼과 삶을 다룬 국악오페라 <한울춤>(연출 이효현)이 초연된다.

“한국적인 소재와 음악으로 만든 공연 형태로 창작오페라와 창극이 있으나, 국악이 중심이 되어 ‘국악오페라’라는 타이틀을 걸고 무대화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우리 창작오페라는 서양오페라를 모방했으며 국악은 필요에 의해 악세서리나 슬로건처럼 쓰여진 것이 대부분이었어요.” <한울춤>의 대본과 곡을 쓴 한양대 작곡과 이종구(58) 교수는 “10년 전부터 작품 구상에 들어가 5~6년 전부터 작곡과 대본을 써왔다”며 “우리 국악을 서양식 무대 양식의 그릇에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창작오페라단 단장이기도 한 그는 그동안 오페라 <환향녀> <미마지> <동학혁명> <백제> <하늘에 묻어버린 노래> 등 수많은 창작 오페라를 선보여 왔다.

한세기전 당대 제일의 춤꾼 한성준
10년 쏟아부은 창작열로 재조명
서양 ‘그릇’ 에 담은 국악 참맛 물씬

“물론 오페라가 서양에서 출발한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국악을 담기 위한 그릇으로 서양의 무대 양식을 차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는 창극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창극은 그많은 국악 가운데 판소리적인 요소를 무대로 끌어들인 것인데 견줘 국악오페라는 모든 양식의 국악이 다 들어온 것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한성준은 1930년대 조선 고전무용의 현대화를 주창해 이른바 신무용의 원조가 된 인물로써 승무(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와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를 비롯한 100여 가지 전통 춤을 집대성하고 시대에 맞게 새롭게 창작했던 근대 조선 춤의 선구자이다. 그는 또한 동학 사상가인데,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성준의 친구 강한울은, 이 교수가 한성준의 머리 속에 들어있음직한 개연성을 뽑아내기 위한 가상의 인물로써 한성준의 또다른 분신이다.

이 교수는 “천민 출신인 한성준은 신분 타파와 천대받던 예인들이 예술가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은 동학사상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믿었던 인물이었다”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성준의 저항예술인, 민족예술인의 모습을 조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성준은 급변했던 개화기에서 ‘악·가·무가 하나’라고 외친 분입니다. 또 악·가·무가 하나인 것처럼 예술과 민족이 하나라고 보았던 선구자적인 예술인이었죠. 오늘날의 상황도 그 시대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외세가 판치고 외래문화와 전통문화의 동서적 갈등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성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거울처럼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연은 판소리꾼과 성악가가 함께 출연해 서양 오페라의 기본양식처럼 대사가 아닌 음악 위주로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서창)가 극을 이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탈리아 오페라는 이탈이아어의 아름다운 억양을 찾아가는 것이고, 제가 만든 ‘아니리성 레치타티보’는 우리 언어의 정서와 고저장단의 음악적인 가치를 최대한 확대하려 한 것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춤꾼 김진환씨와 연극배우 장덕주, 판소리꾼 이덕인, 소프라노 김성은, 테너 최진호씨 등이 출연하고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혼합된 용인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음악을 맡는다. 1544-1559.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고양문화재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