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세태 고발’ 창작 칸타타 공연 황성호 교수
“아픈 현실 아름답게만 노래할 수 있나”
매스 미디어의 횡포, 도청, 몰래카메라, 주가폭락, 명퇴 등 한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칸타타 음악회가 열려 관심을 모은다.
현대음악 작곡가 황성호(50·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교수는 1990년 발표돼 화제가 되었던 하재봉(48·동서대 디지털영상매스컴학부) 교수의 시집 <비디오/천국>의 내용들을 독창, 중창, 합창의 성악곡 ‘비디오 칸타타’로 작곡해 오는 18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하재봉 시인의 시는 텔레비전, 비디오, 방송이라는 대중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과, 도시 안의 한 개인의 고단한 삶과 정신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조직하고 가르치고 통제하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은 물론이고 도청, 몰래카메라, 주가폭락, 명퇴 등 오늘의 현실을 쪽집게처럼 끄집어낸 점에 흥미를 갖고 작곡했습니다.”
미디어 횡포·몰카·명퇴 등 비판한 하재봉 시 소재
“고단한 도시인 삶 고백하듯” 독창부터 랩까지 황 교수는 “흔히 칸타타하면 종교적인 것을 연상하지만 나는 오히려 세속, 곧 도시의 우리 삶을 간증처럼 고백하는 것이 우리의 정신을 순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현실을 텍스트로 해서 큰 소리로 노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도시 칸타타’ 또는 ‘세속 칸타타’인 셈이다. 연주회는 하재봉 시인이 마이크로 시 ‘없다’의 낭송에 이어 ‘없다’가 또다시 혼성 합창으로 불려지며, ‘시간이 없다’ ‘전화하고 싶다’ ‘TV는 폭발한다’ ‘TV는 알을 깨고 부화’ ‘내 뼈를 피리로 불어’ ‘동굴’ ‘귀향’ ‘태양의 물’ 등 문제시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들이 독창과 중창, 합창 외에 랩, 재즈, 외침, 아카펠라 등 다양한 음악양식으로 선보인다. 정치용(지휘), 바리톤 최현수, 베이스 양희준씨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료교수들과 이 학교 출신의 크누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지휘 김명업)이 참여한다. 특히 그의 음악에 시각디자이너 서계숙(대전대) 교수의 영상을 입혀서 1995년에 발표했던 ‘TV 스케르초’(오디오/비주얼)도 10년만에 선보인다. 1996년 홍콩에서 열린 국제컴퓨터음악대회에서 입상과 함께 베스트6에 뽑혔고 시엔엔(CNN)의 ‘인사이드 아시아’에 소개돼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그는 이날 청중들이 음악회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버려라고 조언했다. “조화와 부조화의 아름다움, 그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시에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살고 싶지만/방심한 나는 느닷없이 땅바닥에 메어꽂힌다’는 귀절처럼 현실은 원칙대로 되지 않죠. 원칙과 비원칙이 혼재되어 있어요. 사람들에게 부조화와 비원칙을 노출시킴으로써 냉엄한 현실을 다시 보여주고 문제제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는 그런 의도가 자신의 작품이 다른 종교적인 합창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도청이나 주가하락, 명퇴 등 현실의 갈등을 어떻게 아름답게만 노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아픔이 아픔으로 표현되고, 오히려 센 아픔으로 보여줄 때 우리가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다”면서 “이번 음악회를 그런 식으로 이해하고 듣고 바라본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추계예술대,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전자음악 스튜디오를 처음으로 만들었고, 1993년 한국전자음악협회를 창립해서 초대회장을 지낸 국내 전자음악의 선구자이자 최고 권위자이다. (02)3476-4303. www.videocantata.com.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고단한 도시인 삶 고백하듯” 독창부터 랩까지 황 교수는 “흔히 칸타타하면 종교적인 것을 연상하지만 나는 오히려 세속, 곧 도시의 우리 삶을 간증처럼 고백하는 것이 우리의 정신을 순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현실을 텍스트로 해서 큰 소리로 노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도시 칸타타’ 또는 ‘세속 칸타타’인 셈이다. 연주회는 하재봉 시인이 마이크로 시 ‘없다’의 낭송에 이어 ‘없다’가 또다시 혼성 합창으로 불려지며, ‘시간이 없다’ ‘전화하고 싶다’ ‘TV는 폭발한다’ ‘TV는 알을 깨고 부화’ ‘내 뼈를 피리로 불어’ ‘동굴’ ‘귀향’ ‘태양의 물’ 등 문제시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들이 독창과 중창, 합창 외에 랩, 재즈, 외침, 아카펠라 등 다양한 음악양식으로 선보인다. 정치용(지휘), 바리톤 최현수, 베이스 양희준씨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료교수들과 이 학교 출신의 크누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지휘 김명업)이 참여한다. 특히 그의 음악에 시각디자이너 서계숙(대전대) 교수의 영상을 입혀서 1995년에 발표했던 ‘TV 스케르초’(오디오/비주얼)도 10년만에 선보인다. 1996년 홍콩에서 열린 국제컴퓨터음악대회에서 입상과 함께 베스트6에 뽑혔고 시엔엔(CNN)의 ‘인사이드 아시아’에 소개돼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그는 이날 청중들이 음악회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버려라고 조언했다. “조화와 부조화의 아름다움, 그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시에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살고 싶지만/방심한 나는 느닷없이 땅바닥에 메어꽂힌다’는 귀절처럼 현실은 원칙대로 되지 않죠. 원칙과 비원칙이 혼재되어 있어요. 사람들에게 부조화와 비원칙을 노출시킴으로써 냉엄한 현실을 다시 보여주고 문제제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는 그런 의도가 자신의 작품이 다른 종교적인 합창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도청이나 주가하락, 명퇴 등 현실의 갈등을 어떻게 아름답게만 노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아픔이 아픔으로 표현되고, 오히려 센 아픔으로 보여줄 때 우리가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다”면서 “이번 음악회를 그런 식으로 이해하고 듣고 바라본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추계예술대,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전자음악 스튜디오를 처음으로 만들었고, 1993년 한국전자음악협회를 창립해서 초대회장을 지낸 국내 전자음악의 선구자이자 최고 권위자이다. (02)3476-4303. www.videocantata.com.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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