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극 ‘세븐+1’ 주인공 맡은 배우 예지원
무용극 ‘세븐+1’ 주인공 맡은 배우 예지원
배우 예지원(32·사진 오른쪽)이 무용 공연에 출연한다. 중견 안무가 안애순(45·왼쪽)의 무용극 <세븐+1>이라는 작품이다.
“안 선생님은 제 현대무용 스승님이세요. 공연을 보고 팬이 됐다가 스승으로 모시게 됐죠. 나중에 공연할 때 저도 출연하게 해달라고 부탁했거든요.”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화려한 춤 솜씨를 선보였던 예씨는 국악예고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무용인 출신이다. 하지만 정작 무용 공연에 애정을 갖고 열심히 보러다니기 시작한 것은 20대 후반부터다.
“제가 무용을 배울 때는 이렇게 분위기가 좋지 않았거든요. 여기(안애순무용단) 무용수들은 다들 표정이 너무 좋아요. 제가 여기서 에너지를 많이 받아가죠. 연습하는 거 그냥 구경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제가 또 박소정 언니 팬이거든요.” 박소정씨는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서 최고무용수상을 받은 정상급 무용수다.
안애순씨는 예씨가 ‘예뻐죽겠다’는 표정이다. “거의 매일 새벽 서너시까지 연습을 하는데, 끝까지 같이 남아 있어요. 이렇게 성실하게 연습하는 배우는 처음 봅니다.”
‘복수는 가슴아픈 것’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번 공연은 영화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이 기초 대본을 썼고,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상연출가인 신정엽씨가 완성했다. 인간의 7가지 욕망(정욕, 폭식, 물욕, 나태, 분노, 질투, 명예욕)을 ‘댄스 시어터’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매우 격정적이다.
안씨는 “현대인의 내면에 응어리져 있던 것을 고백처럼 내려놓으면서 정화하는 일종의 씻김굿 같은 작품”이라며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예씨는 이번 작품에서 내레이션으로 극을 끌고 가는 주인공을 맡았다.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드러내다 마지막엔 무용수들과 한 몸이 된다. “그동안 영화에서 춤을 추는 역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엔 가만히 있는 것으로 ‘설정’을 했어요. 마침 지금 찍고 있는 영화도 정적인 역할이어서 느낌이 좋아요.” 예씨는 요즘 박광수 감독의 신작 <컨테이너의 남자>를 촬영하고 있는데, 남자배우 박신양의 몸이 안좋아 잠시 중단한 상태다.
“많은 무용수들이 무용계를 떠나고 있어요. 밥벌이가 안되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이 분들은 열정 하나로 무용을 하시죠. 무용이 뮤지컬처럼 대중화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14~16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많은 무용수들이 무용계를 떠나고 있어요. 밥벌이가 안되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이 분들은 열정 하나로 무용을 하시죠. 무용이 뮤지컬처럼 대중화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14~16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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