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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패닉, 절망과 희망 움켜진, 7년만의 귀환

등록 2005-12-14 17:53수정 2005-12-15 14:23


이적(31)과 김진표(28)가 뭉쳐 ‘패닉’으로 돌아왔다. 세 번째 앨범 <시 위드인>을 내놓은 지 7년만이다. 발매 4일 만에 3만장 판매를 돌파하고 핫트랙 등 각종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왼손잡이’, ‘달팽이’,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등이 팬들의 뇌리에 남긴 자취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패닉’에 기대하게 할 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게 이 노래들엔 막 20대로 접어든 청년들의 비판적 시각, 세계와 겪는 불안이 세심한 관찰력으로 포착돼 있었다. 물론 사랑을 노래한 발라드도 ‘패닉’의 목록에 있었지만 이들을 다른 대중가수들 사이에서 도드라지게 했던 건 이런 시선이었다. 이에 대해 이적은 “옛 패닉의 노래들도 스펙트럼이 넓다”며 한 특징만 잡아 그룹 성격을 규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이번 앨범에도 세상과 삐걱거리는 개인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인다. 특히 록과 랩으로 끌고 가다 인도 악기 시타를 끌어들여 환상적 분위기로 방향을 틀기도 하는 ‘균열’이 그렇다. “맞잡은 손에서 느꼈던 차디찬 너의 이기… 심호흡을 하고 침착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안돼.”

달라진 점은 분노의 대상이 뭉뚱그려졌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된다는 점이다. ‘길을 내’는 어쿠스틱 기타와 어우러진 밝은 발라드다. 그런데 불안한 느낌의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나선계단’이 이어 붙어 “나는 어디에, 끝은 어디에, 빛은 멀리에”라는 노랫말을 풀어놓는다. 피아노 반주를 타는 ‘정류장’은 눅진한 피로를 그려내며 ‘달팽이’를 떠올리게 하지만 이곡 마지막에 주인공은 연인에게서 삶의 위로와 희망을 발견한다. 신바람 나는 3박자 리듬을 타는 타이틀곡 ‘로시난테’는 꿈을 향해 달리라고 명랑하게 부추기지만, 사실 그 꿈이란 건 풍차의 허상일 뿐이다. “복잡한 느낌을 담으려 했어요. 그렇게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세계가 아니잖아요. 일상에서 누구한테 위안을 받는 게 위선도 아니고요.”

사운드에서는 확장된 스케일이 도드라진다. 코러스나 오케스트라의 쓰임 등 클래식 같은 느낌이 앨범 전체에 흐른다. 프로듀싱을 함께 맡은 정재일의 작품 분위기가 강렬하게 스민 것이다. 또 옛 앨범보다 김진표의 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이제까지 이적은 그룹 ‘카니발’과 ‘긱스’ 등에서, 김진표는 ‘노바소닉’에서 활동했고 이후 각자 솔로 앨범도 내놨다. 김진표는 “바빠 이제야 앨범이 나온 것이지 패닉이 해체된 적은 없다”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글 김소민 기자 사진 뮤직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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