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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김인철 온다라 미술관장, “미술사에 민중미술 올려야”

등록 2005-12-20 17:26수정 2005-12-20 17:26

김인철 온다리미술관장, 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572점 기증
김인철 온다리미술관장, 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572점 기증
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572점 기증
80~90년대 민주화 변혁기를 투박하게 싸안고 달렸던 우리 민중미술 역사에서 전북 전주 옛 온다라 미술관(87~92년)은 기억에 남는 명소로 통한다. 서울의 그림마당 민(85~93년)과 더불어 당시 참여미술 진영의 몇 안되는 전시 거점이자 보금자리로 사랑받았던 까닭이다. 이 미술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80여 차례의 민중미술전과 강연회 등을 마련했던 김인철(51)씨가 그동안 모았던 민중미술 작품 572점을 21일 사단법인 부산 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 2001년 가나아트센터 쪽이 소장품 200여 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전례를 뛰어넘는 대규모다. 그런데 왜 자신의 텃밭 전주가 아닌 부산 쪽 단체에 선뜻 기증을 결심했을까.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증식을 연 김씨는 마냥 흐뭇한 심사는 아닌 듯했다.

“소장품들은 안식처를 찾은 것이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요. 92년 미술관이 문 닫은 뒤 현지에 민중미술 전용 미술관을 세우려고 10년 이상 백방으로 뛰었지만, 제도적·재원적 한계 때문에 최근 단념했어요. 그래서 1여년 전부터 관심을 보여온 사업회 쪽에 기증하기로 마음을 굳혔지요. 혼자서 숱한 작품들을 보관하기도 벅차고…, 기증하면 작품을 갈무리하고 지속적인 기획전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한국 사회는 미술사 사료로서 민중미술을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준비가 덜 되어있음을 절감했습니다.”

5년 전 온다라문화정책연구소를 세워 본격적인 연구 전시공간을 마련하려 애썼다는 그는 “미술관 설립하려고 막후에서 분투한 것 외엔 별로 한 일이 없다”며 쓰게 웃었다. 스스로도 틈틈이 그림을 그려온 김인철씨의 온다라 콜렉션은 가나아트센터, 학고재와 더불어 민중미술 3대 콜렉션으로 알려져 있다. 신학철, 김정헌, 홍성담, 이종구, 안창홍, 이철수, 임옥상, 김호석, 김준권, 홍선웅, 남궁산, 이명복, 박불똥씨 등 기증작품의 작가 50여 명의 그 시절 작품들은 광주항쟁과 남북분단, 통일운동, 빈민·농민문제·군사정권의 사회통제 등 80년대 중반~90년대초 격동기 한국 사회를 휘감았던 여러 난제들이 집약된 예술보고서처럼 비친다.

“지금 민중미술하면 신학철, 임옥상, 유홍준씨 등의 스타들만 기억하지요. 그러나 80년대 민중미술이 세계미술사에 이름을 올린 데는 훨씬 많은 무명작가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이번 기증이 유무명 참여작가들의 발자취와 민중미술운동의 전개과정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편 사업회 쪽은 내년 1월 중순 대표작 40여 점을 추려 공원 안 민주항쟁기념관 전시실에서 1달여 동안 소개전을 열기로 했다. (051)462-1016.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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