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겨울방학 ‘미술관 추억’ 만드세요”

등록 2005-12-28 21:03수정 2005-12-28 22:02

‘마티스전’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전’ 등 손짓
블록버스터 전시는 방학기간 ‘어김없이’ 가족과 청소년 관객들을 겨냥해 찾아온다. 그래서 주제를 교육적 효과가 있는 중세 근대기 미술사로 잡는 경우가 많다. 올 겨울 ‘어김없이’ 시작한 블록버스터 전들도 역시 르네상스, 야수파 등을 내세웠다.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내년 3월 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걸작전’(내년 2월26일까지·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주제다. 솔깃하지만 관객들은 빈약한 전시품을 과포장하는 상술 또한 이들 전시에서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1869-1954)의 작품들을 유난히 홍보하고 있는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02-2114-8800)에는 <희고 노란 옷을 입은 책 읽는 여자> 등 마티스의 초창기 중후반기 회화, 반 동갱의 <난간에 있는 여인>(1911년) 등 야수파 대표작 121점이 선보인다. 마티스의 작품은 1898년작 <코르시카 풍경>과 1901년작 <모델>부터 40년대 종이를 잘라 붙여 만든 <오세아니아, 바다>(1947년작), 관능적인 여인 석판화까지 다수의 작품들이 망라되었다. 블라맹크의 강렬한 명암과 양감 돋보이는 정물화와 드랭의 원시적 붓놀림이 돋보이는 무희 군상 등은 야수파 특유의 현란한 화면을 보여주며 가장 탁월한 색채화 대가로 추앙받는 보나르의 풍경 정물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제목에서 강조된 마티스 그림들은 야수파 전성기 전이나 이후의 원숙기 때 것들로 주목받은 걸작들은 아니다. 하지만 에로틱한 석판화의 여인 누드상에서 보이듯 경지에 오른 대가의 색채감각, 선묘의 마력을 누리기에는 충분하다. 발랄한 색조 풍경의 뒤피나 야성미 엿보이는 드랭 같은 야수파 작가들의 수작들도 일별할 수 있어 비교적 양질의 기획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르네상스…’전(02-3143-6028)은 품격이나 작품들 수준면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전시다. 독일의 동북부 변두리의 슈베린 국립박물관에서 대부분 빌려왔다는 그림들은 바로크 르네상스기 당대 흐름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필치나 묘사의 정밀도 등이 크게 떨어진다. 보도자료와는 다르게 베로네제, 귀도 레니 등의 대가 작품은 없고 그들의 추종자나 공방의 후배들이 그린 비슷한 계통 작품들이 주종이다. 정력적인 붓질과 역동적인 사선구도를 흔히 쓰는 틴토레토 같은 매너리즘 대가의 초상화 진품이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 주최쪽이 크게 홍보 중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관련한 그림들의 경우 <성안나와 성모자>, <암굴의 성모> 등 그의 제자나 미상의 작가가 그린 작품들을 내놓고, 다빈치가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다빈치의 온전한 전작으로 인정되는 원작, 드로잉은 하나도 없다. 그의 작품으로 소개된 드로잉 30여 점은 이 전시에 관여한 독일의 사설 연구소가 98년 팩시밀리로 전송 받은 사본에 불과하다. 주최쪽은 이런 경위를 담은 저작권 설명문 1장을 다빈치 그림들이 걸린 전시장 영역의 기둥 윗쪽에 작게 붙였으나, 드로잉마다 붙은 설명문에는 사본이란 사실을 빼놓았다. 눈이 유난히 밝지 않은 이상 상당수 관객들은 드로잉 자체를 다빈치의 육필 진본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이밖에 서울 양재동 에이티(aT)센터 2층 기획전시장에서는 비운의 침몰선 타이타닉호의 건조와 출항과정 등을 유물 300여 점을 통해 보여주는 ‘타이타닉 서울’전(02-6300-3300)이 2월28일까지 열리는 중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