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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대만 ‘진출’이냐고요? 이미 제 음악 듣던데요”

등록 2019-12-08 20:01수정 2019-12-09 02:37

[타이베이서 공연한 ‘카더가든’ 인터뷰]
“한국 예능 출연 뒤 대만팬 생겨
이번 공연이 음악 인생 전환점
세계 무대에 제 음악 들려줄래요”

“2집 순회공연서 팬들 환호 느껴
음원 차트 신경 안 쓴다고 한 건
사실 쿨 한 척 거짓말 한 거예요”

아직도 카더가든 이름 뜻 묻거나
경연프로 출연 얘기 꺼내면 서운
음악만 말하고픈데, 그날 오겠죠?”
카더가든.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카더가든.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아직도 ‘카더가든’이라는 이름의 뜻을 물어보거나, 에스비에스(SBS) <더 팬>에 출연한 이야기를 꺼내면 조금 서운하기도 해요. 저는 제 음악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말이죠.”

앞으로도 그의 음악 인생 첫 장에 쓰일 이야기는 카더가든이란 특이한 예명의 뜻과 대중에게 얼굴을 알릴 꿈의 기회가 된 오디션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다음 장에 적힐 히스토리가 무엇일지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렸다. 그리고 그는 지금 한줄 한줄, 또박또박 그 히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지난 10월 정규 2집 앨범 를 발표하고, 최근 국내 6개 도시 콘서트를 마무리한 그의 잰걸음은 대만에 닿아 있었다. 7일 저녁,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튠 업 스테이지 인 타이베이’ 공연을 앞두고 현지 한 카페에서 카더가든과 마주했다.

이번 공연은 씨제이(CJ)문화재단이 2010년부터 시작한 ‘인디 뮤지션의 활동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올해부터 지원 방식을 국외 현지 콘서트 형태로 확장하면서 그는 최근 ‘케이팝’에 이어 ‘케이-인디’ 바람이 불고 있는 대만 무대에 서게 됐다.

한국을 넘어 대만 진출이냐는 질문에 카더가든은 “이제는 ‘진출’이라는 표현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예전엔 현지 음반 유통사를 통해 따로 프로모션을 해야 했다면, 요즘엔 아이튠스·유튜브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인이 한국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보고 제 음악을 찾아 듣기도 하고, 한국 인디 음악을 듣다 보면 취향에 맞춘 알고리즘이 제 음악을 띄워주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듣게 되는 거죠.”

카더가든 공연 모습.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카더가든 공연 모습.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사실 그를 데뷔시킨 건 <더 팬>뿐만이 아니다. 이후 <전지적 참견 시점> <라디오 스타>(문화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한국방송)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은 그에게 인생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준 ‘기회의 문’이 됐다. 그는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 대세’로 자리를 굳혔다. “이들 프로그램이 한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큰 인기라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대만 팬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됐죠. 재밌는 프로그램이라면 언제든 또 나가고 싶어요. 공연 외에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니까요.”

2집 는 예능을 넘어 그가 가진 ‘음악적 힘’을 보여줘야 할 시험대였을 터다. 이전까지는 알앤비 장르를 추구하는 보컬리스트의 느낌이 강했지만 2집에는 폭넓게 록음악의 장르 작법을 들여왔다. “저의 지향점은 리듬을 재밌게 만든 록 음악이거든요. 저의 목소리나 음색을 칭찬해주는 분들이 많지만, 가창을 열심히 해 목소리가 돋보이기보단 목소리도 하나의 좋은 악기가 돼서 전체 음악 속에 묻힐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앞서 앨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음원차트 98위 정도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2집 활동 마무리 단계인 지금 ‘냉정한 자기평가’를 부탁했다. “과거에도 음원 차트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적 있지만 사실 쿨하게 보이기 위한 거짓말이었어요. 차트 100위 안에 드는 걸 성과라고 표현한다면 실패한 거죠. 하지만 2집의 또 다른 성과는 공연에서 확인했어요.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카더가든 공연 모습. 씨제이문화재단 제공
카더가든 공연 모습. 씨제이문화재단 제공

대만 무대에 서게 된 카더가든에겐 동료 밴드들의 성공적인 국외 활동이 좋은 자극제다. “혁오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까지 구석구석 다닐 때는 와닿지가 않았어요. 전 아직 국내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후 오존, 새소년, 아도이 같은 동료 밴드들이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저도 도전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더는 지나온 히스토리를 반복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 이야기로만 삶의 모든 장을 채울 수 있을 때까지 달려갈 계획이다. “이번 대만 공연이 제 음악 인생에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해요.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전세계에 제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각오가 생겼거든요. 그러다 보면 음악 이야기만 할 수 있는 날도 오겠죠?”

타이베이/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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