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로 세계 도약”
‘마에스트로’ 정명훈씨와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씨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이팔성)의 사운드 만들기에 나선다. 서울시향은 9일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서울시향의 예술고문으로 위촉한 정명훈씨가 올해부터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아 올 한해 25회 이상 서울시향의 지휘봉을 잡는다고 밝혔다. 또한 2004년 작곡가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한 작곡가 진은숙씨를 정 예술감독의 제안에 따라 3년간 서울시향의 상임작곡가로 위촉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교향악단이 상임작곡가제를 정식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그라베마이어상 받은 진씨 20년만에 ‘환향’
정 감독 “12월 북한 연주자 초청 협연하고 싶다” 정 예술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3일 시작으로 4차례 ‘베토벤 심포니 사이클’을 통해 베토벤의 9개 교향곡 전곡을 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토벤 교향곡은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에게 있어서 제일 높고 힘든 작품입니다. 교향곡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에 이번에 아름답고 완벽하게 연주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자주 계속 연주할 계획입니다.” 정 예술감독은 “베토벤 교향곡은 장기적으로 오케스트라를 트레이닝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곡”이라면서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꾸준히 계속 연습해야만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발전되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베토벤 교향곡엔 음악적인 의미 외에 ‘형제애’ 같은 인간적인 의미도 담겨있다”며 “음악을 통해 북한의 불쌍한 아이들을 돕고 싶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올해 12월 연주회 때 북한의 연주자들을 초청해 함께 공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은숙씨에 대해 “몇년 전부터 진은숙씨의 음악을 지켜보면서 파리나 로마 등에서 함께 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미뤄졌다”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완전히 올라간 분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상임 작곡가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은숙씨는 “85년 한국을 떠난 후로 제 작품만 해왔다. 이제 새출발하는 오케스트라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향이 새로운 출발이기 때문에 1~2년 안에 되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 등 프로젝트를 통해 시향만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정 선생님과 나눴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올해 서울시향의 주요활동에 대해 “서울시향의 2006년 화두는 베토벤”이라면서 “서울시향은 베토벤에의 정통적인 접근과 동시에 현대적인 재해석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진 상임 작곡가는 오는 4월27~28일 ‘아르스 노바 1’을 비롯해 올해 서울시향과 3차례 음악회를 열어 자신의 현대 음악과 현대작곡가가 옛 작품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시향은 하나금융그룹(대표이사 사장 윤교종)과 후원약정 조인식을 갖고 하나금융그룹이 올 한해 서울시향이 진행하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 공연에 대해 현금 지원, 티켓 구매, 공동 홍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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