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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열흘 가는 꽃 없다 말하지 마라…내면의 꽃도 있으매’

등록 2020-09-06 20:41수정 2020-09-07 02:36

김창덕 작가 ‘윤회도자화’ 개인전
200여년 전 이덕무의 윤회매 재현
윤회매 가지를 담은 백자 화병 옆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김창덕 작가. 사진 노형석 기자
윤회매 가지를 담은 백자 화병 옆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김창덕 작가. 사진 노형석 기자

“늦겨울 깊은 향기 풍기며 피어나는 매화처럼 우리 또한 귀하고 경이로운 존재지요. 제 작업은 사람 내면이 일품의 꽃이란 깨달음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밀랍으로 만든 인조 매화를 도자기 그림과 접붙이는 작업을 해온 작가 다음 김창덕(55)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3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개인전 <열흘 가는 꽃 없다 말하지 마라>를 열고 있다. ‘윤회도자화’라는 작가 특유의 근작을 소개하는 자리다. 화폭 위에 돌가루로 빚어 입체감을 살려 만든 찻사발, 달항아리 등 옛 화병 그림과 일부 화병 이미지 위에 인조 매화 ‘윤회매’의 가지를 올려 멋을 낸 혼합매체 작품 등 20여점이 나왔다.

‘윤회매’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93)가 겨울 끝자락 짧게 피고 지는 생매화가 너무 아쉬워 밀랍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꽃에서 나온 밀랍이 꽃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불교의 윤회설을 떠올리며 ‘윤회매’란 이름을 붙였다. 작가는 이덕무가 기록한 <윤회매십전>을 연구해 밀랍으로 꽃잎을 만들고 노루 털로 꽃술을 입힌 형태를 1996년 처음 고안했다. 그 뒤 남도를 중심으로 윤회매 전시를 10여년간 이어왔다. 불교 춤에도 밝아 지난 3일 저녁 개막 행사 때는 윤회매를 꽂은 화병 옆에서 바라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김 작가는 “윤회도자화는 제 나름대로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려는 시도다. 관객들이 감상하며 스스로 내면의 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일까지. (02)725-293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김창덕 작가의 윤회도자화. 돌가루로 빚어 입체적인 윤곽을 낸 화폭의 찻사발 이미지 위에 윤회매 가지 한쪽을 올려 멋을 냈다. 사진 갤러리 나우
김창덕 작가의 윤회도자화. 돌가루로 빚어 입체적인 윤곽을 낸 화폭의 찻사발 이미지 위에 윤회매 가지 한쪽을 올려 멋을 냈다. 사진 갤러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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