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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역동적 에너지 넘실거리는 인도 불상들

등록 2006-01-19 18:29수정 2006-01-19 18:31

인도불교미술 전의 주요 명품으로 꼽히는 10세기 팔라왕조 시대의 관음보살 비상(왼쪽·벵골지방 출토)과 5세기 굽타 양식의 불입상(사르나트 출토).
인도불교미술 전의 주요 명품으로 꼽히는 10세기 팔라왕조 시대의 관음보살 비상(왼쪽·벵골지방 출토)과 5세기 굽타 양식의 불입상(사르나트 출토).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서 전시…5세기 굽타기 불입상 등 선보여
미끈한 알몸이 드러나는 굽타 불상, 화려한 장식에 기기묘묘한 자세로 앉은 팔라왕조의 관음보살상…. 전시장의 인도 불교 조각들은 후덕하고 원만한 우리 불교 예술의 상상력과 다른 역동적 에너지가 넘실거린다. 불교미술의 모태이면서도 12세기 이후 이슬람의 대두로 법맥이 절멸해버린 이 남쪽 대륙의 불교 조각품들은 생기 넘치는 감각미가 매력이다.

요즘 옛 호암갤러리 자리인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사 1층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 가면 간다라, 중국 불상의 위용에 가려졌던 인도 대륙 본토의 풍성한 불교 미술을 즐길 수 있다. 18일 개막한 ‘인도불교미술’전은 인도국립박물관의 제안으로 재단쪽이 기획한, 최초의 인도 본토 불교 미술 종합전이다.

인도 불교 미술 하면 파키스탄쪽 간다라의 불상이나 아잔타 석굴사원, 보드가야 대탑 등의 건축 벽화 미술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미술사에서는 기원전 2~5세기 인도 중서부의 마투라에서 고대 신화 등의 도상을 바탕으로 파생한 생명력 넘치는 불교 미술 양식을 쌍벽으로 높이 평가한다. 고전기 불교미술의 극치인 5~6세기 굽타왕조 시대의 조상들과 이후 10~11세기 팔라 왕조시대 쇠퇴기의 밀교 불상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전시는 바로 마투라 양식에서 기원한 굽타시대와 팔라시대 같은 전성기, 쇠퇴기 불상과 관련 공예품, 18~20세기 후대의 작품들이 나온다. 기획자인 이주형 서울대교수는 “전시품이 많지 않고 시기가 편중된 아쉬움이 있으나 인도 불교미술의 후기 양식들을 실물로 접할 수 있는 드문 기회란 점에서 감상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초기 불탑의 탑문 모형으로 시작하는 전시장은 불교미술의 시원, 불상의 탄생과 흥륭, 고전기 불교미술, 새로운 신 다양한 형상, 경전화의 세계, 남아있는 전통 등 6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바르후트 불탑의 울타리 장식은 부처의 전생담을 조각한 초기 불교 조각의 희귀 명품이다. 익히 알려진 간다라 불입상 등에 이어 나타나는 굽타식 불상들은 이 전시의 고갱이다. 단연 백미는 부처의 설법지 사르나트에서 출토된 5세기 전반의 굽타기 불입상과 황동으로 된 불상이다. 투명한 옷에 드러난 아름다운 육체의 치밀한 비례감과 반쯤 감은 눈 등에서 초월적 존재감을 발산한다. 벵골에서 출토된 밀교풍의 요염한 관음보살비상과 12세기의 남녀교합불인 삼바라상, 10세기 새겨진 오방불과 팔대 보살의 부조상 등도 색다른 감흥을 준다. 예배대상이 아니라 힌두교 비슈누신의 화신으로 의식용 수레에 장식된 근육질 부처상 등은 근대 인도의 힌두 문화 속에 불교예술이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드러내는 볼거리다. 2월28일까지. (02)3789-56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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