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해상관광호텔 전경. 필진네트워크 김정수
영화 <하늘정원>의 무대 사천에서 그녀를 추억하다
다가오는 2월22일은 영화배우 이은주님이 하늘정원으로 떠나버린 날이다. 필자는 수도권과 강원도 일대에 폭설이 내리던 날 대장금테마파크에서 춘천으로 이동하던 중 차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그녀의 죽음을 전해들었다. 순간 그녀가 맹활약했던 드라마 [불새]촬영지인 ‘아침고요수목원’의 이정표가 보여서 더욱 안타까웠다. 이제 그녀가 우리곁을 떠난지 1년이 되어간다. 고이은주님이 출연한 영화와 TV드라마의 무대가 된 곳을 찾아 그녀를 추억하고자 한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 드라마 속 촬영지를 6회에 나누어 찾아나선다. ‘고이은주님 1주기 추모여행’에서 제일 먼저 영화 <하늘정원>의 주무대가 되었던 경남 사천으로 떠나본다. 스키루스(위암 말기)에 걸린 영주(이은주)가 치료를 받게 되는 병원이 자리한 곳이 삼천포해상관광호텔(055-832-3004, 홈페이지 www.3004hotel.com )이다. 촬영 당시에는 부도가 나서 내부 수리중이던 호텔 내부에다 세트를 지어서 촬영했다. 지금 세트는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 호텔 외부에서도 많은 촬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녀를 추억하기에 좋다. 호텔 주변의 나무며, 길, 벤취들이 영화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호텔 주변을 돌다보면 그녀의 향기가 그대로 전해져온다.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바라본 창선.삼천포대교 야경(2005년 여름 촬영). 필진네트워크 김정수
야외가든인 ‘하늘정원’에서 바라보는 실안해안도로와 창선.삼천포대교의 전경이 돋보인다. 대교와 늑도, 모개섬, 초양섬, 창선도와 수많은 무인도가 바다라는 스케치북 위에 떠 있는 풍경화로 다가온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보는 대교의 야경과 노을 역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하늘과 바다를 선홍빛으로 물들인 후 일순간 어두워졌는가 싶으면,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에 야간경관조명이 들어온다.
바다 위로 또 하나의 다리가 만들어지면서 또 하나의 파노라마가 펼쳐져 눈을 즐겁게 한다. 카메라로 창선.삼천포대교의 야경을 촬영하려면 호텔 입구의 언덕길이나 호텔 옥상이 좋다. 호텔 주변을 둘러보고는 창선.삼천포대교로 향한다. 대교 역시 영화의 뒷배경으로 몇 차례 등장한다. 주인공들이 산책하는 장면, 벤취에 앉아있는 장면 등에서 뒤쪽으로 대교가 보인다. 주인공들의 데이트 장면 촬영이 공사중인 다리 위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다.
초양섬 언덕에서 바라본 창선.삼천포대교. 필진네트워크 김정수
창선.삼천포대교는 경남 사천시 대방동과 남해군 창선도(창선면 대벽리)를 이어준다. 사천시와 창선도 사이에 있는 모개섬, 초양섬, 늑도를 연결하는 총연장 3.4km의 다리이다. 일곱 개의 다리는 각각 별도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엉개교와 2개의 접속교 등이 두 시군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이한 점은 3차선으로 만들어진 다리인데, 교통량에 따라 가변차선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 사이를 연결하는 길이 436m의 사장교가 삼천포대교이다. H자 모양의 아치형 다리로 광안대교와 흡사하다. 바다위로 우뚝솟은 기둥에서 느껴지는 각선미가 미스코리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 뒤로 보이는 초양대교는 모개섬과 초양섬 사이에 놓인 다리이다. 교량의 길이는 200m로 빨간색 아치교이다.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가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이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루어 그대로 작품이 된다.
초양대교 아치조형물. 필진네트워크 김정수
특히 두 다리가 만들어내는 야경이 돋보인다. 수면 위로 일렁대는 불빛은 바다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몸부림을 치는듯하다. 초양대교 끝의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의 위풍당당한 모습 역시 장관이다. 4월이면 이 언덕 일대는 유채꽃이 피어나 그 아름다움을 최고치로 끌어올린다. 한편 창선.삼천포대교 위에서도 일출과 일몰 감상이 가능하다. 올해 1월1일에 열린 새해일출제에는 2만 여명의 인파가 몰려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초양섬과 늑도를 연결하는 다리는 늑도대교로 길이가 340m인 흰색다리이다. 뒤이어 남해의 창선도와 늑도가 만나는 창선대교가 자리잡고 있다. 340m 길이의 빨간색 아치교가 남해로 들어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창선대교도 지난 여름에 야간경관조명이 설치되면서 밤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다. 바다속에 생긴 또 하나의 다리가 황금빛과 붉은빛으로 바다를 물들인다. 그로 인해 그 아래쪽 방파제 주변에는 밤낚시를 즐기는 인파와 관광객들로 붐빈다. 실안해안도로와 창선.삼천포대교만 드라이브해도 사천의 반은 본 것이나 다름없다.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바라본 창선.삼천포대교 야경(2005년 여름 촬영). 필진네트워크 김정수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고이은주님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바다와 다리를 주변을 지나는 바람이 우리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늘정원에 있는 그녀에게 전해주리라. 이웃한 진주의 영화 <하늘정원>무대인 진양호와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을 함께 둘러보거나,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무대인 사천항공우주박물관으로 떠나는 것도 좋다. 추천맛집 삼천포항의 노산공원 입구에 자리한 해륙불고기(055-832-6677)는 고이은주님을 비롯해 영화 <하늘정원>의 출연진이 주로 식사를 한 곳으로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창선대교의 야경. 필진네트워크 김정수
버섯전골과 불낙전골의 담백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생등심, 생갈비, 소양념갈비를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온다. 3번 국도를 타고 사천읍을 지나 삼천포항 방면으로 간다. 남양사거리에서 실안방면으로 우회전을 하면 실안해안도로를 지나 삼천포비해상관광호텔, 창선.삼천포대교가 나온다. 대중교통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삼천포(사천)행 버스를 타고 삼천포시외터미널에 내린다. 삼천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창선.삼천포대교나 실안해안도로에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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