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대전차 장애물
“한쪽에서는 발전하는 도시의 걸림돌이라면서 철거를 요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언제 쓰일지는 모르지만 만약에 일어날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철저히 유지,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전차 장애물들. 대척된 이념으로 나뉘어 전쟁이 끝난 후 70여년이 지나도록 이 나라를 서로 반목하게 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부산물로서, 대전차 장애물은 지금도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라이브 인 경기> 박종우 작가노트에서)
-<라이브 인 경기> 작업의 주제는 어떤 것인가요?
“저는 남과 북의 분단상황에 대한 취재를 개인적으로 계속 해왔고요. 그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경기도를 봤습니다. 우리나라 한반도를 보면 경기도와 강원도가 북한과 경계를 맞댄 접경 지역이죠. 그곳을 답사하며 한반도에 전쟁으로 인해 생긴 흔적이 무엇인지 찾아봤어요.”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어떤 것인가요?
“눈여겨본 것이 대전차 장애물과 해안가나 강가에 있는 ‘용치’라고 부르는 침투 방지용 시설물 같은 것들이었어요.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넘었는데도 이런 시설물이 아직 자연에 그대로 방치돼 있으면서 한반도 분단의 상징물로 남아 있죠. 이것들을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가 제가 본 경기도의 모습이었습니다.”
-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이 시설물들이 군사시설보호법 등 군사시설을 보호하는 제약에 묶여 있어요. 사진가가 접근해서 카메라로 담아내고 발표하는 게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을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이 단계마다 어려웠습니다.”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용치란 용의 이빨이라는 뜻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마치 용의 이빨처럼 되어 있어서 이렇게 불리는데 적의 전차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구조물이에요. 6·25 전쟁 뒤 북에서 남으로 오는 도로나 하천에 용치를 많이 만들었는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60년 이상 쓰이지 않았어요. 이런 구조물들을 없앰으로써 사람과 사람이 사는 사이에 대한 장벽을 없애고 결국 평화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얘기하고 싶습니다.”

고양, 덕양구. 박종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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