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섭취가 독감 예방에 효과적”

코로나·독감·RSV 동시 유행 조짐 앞두고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 연구 결과 재조명

면역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알로에가 독감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멕시코의 알로에 농장 모습. 유니베라 제공

최근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 호흡기 질환의 일종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이 동시 유행하는 ‘멀티데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알로에 섭취가 독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7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는데다, 독감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부에서는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바이러스 전문가’인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사진)는 “보통 독감 백신의 효능을 약 25∼60%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예방 접종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독감 백신의 효능을 높여줄 수 있는 알로에를 예방 접종 전후로 꾸준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의 이같은 조언은 실제 임상시험 결과에 바탕하고 있다. 김정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8년 ‘알로에 베라 겔을 통한 상기도감염(감기) 발생 인체적용시험’ 결과, 알로에를 섭취한 그룹에서 감기 발생이 유의적으로 억제되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알로에의 감기 예방 효능을 검증한 것은 이것이 세계 최초의 연구였다.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감기에 쉽게 걸리는 만성질환자, 노인, 소아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알로에를 섭취하는 경우 독감 예방에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김정기 교수 제공

김 교수는 “당시 연구팀은 39세 이상 70세 이하 건강한 성인 100명을 상대로 알로에 섭취군과 비섭취군을 나눠서 시험한 결과, 알로에를 섭취한 그룹에서 콧물, 목아픔, 기침, 가래 등의 발생률이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낮아 결과적으로 감기 발생이 유의적으로 억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접종 후, 알로에를 섭취한 그룹이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더 많은 항체를 만들어낸 것을 확인했다”며 “알로에 섭취를 통해 백신의 효능을 상승시키는 것을 확인한 최초의 인체적용시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백신 접종률은 높으나 사망률은 증가하는데 그 원인이 백신접종 후 항체 생성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인데, 알로에 섭취가 항체 생성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노인들에겐 유의미한 정보다.

감기는 바이러스로부터 방어를 위해 평소 면역력 관리가 중요한 데 비해, 독감은 평소 면역력 관리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시 항체 생성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돕는 면역력도 중요하다. 현재 백신 접종 시에 항체 생성을 위해 백신보조제를 함께 주사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보편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전후에 알로에를 섭취하게 되면 자연적인 백신보조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감기에 쉽게 걸리는 만성질환자, 노인, 소아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알로에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보통 알로에가 면역력이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런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 연구가 백신보조제로서 알로에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로 발전해 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아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