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와 월드비전의 사업지역 내 보건지소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산모와 아이. 월드비전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과 함께 지난 2021년부터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 모자보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비사야 지역은 태풍, 사이클론을 비롯한 열대성 자연재해로 경제와 사회 시스템이 약화될 정도인데 지난 2013년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은 바 있다.
더욱이 동부 비사야 지역은 지리적 고립성으로 인해 빈곤율이 30.9%에 달해 필리핀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역주민의 의료시설 접근과 영유아의 영양공급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월드비전은 고립낙후지역 여부 및 지역정부의 협력 의지 여부를 고려해 이 지역을 모자보건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월드비전 자체 보건사업 모델인 가정방문 상담서비스 모듈 교육을 기반으로 지역보건요원의 고립낙후지역 가정방문을 통한 임산부, 산모, 영유아의 건강 개선 ▲모자보건 시설의 정부 인증획득을 통한 지역주민의 신뢰도 증진 ▲성과관리 수행기관 및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사업 효과성에 대한 연구 수행 및 이해관계자 대상 성과 공유 추진 ▲한국월드비전 협력하에 세계시민교육 실시 및 미디어 홍보를 통한 ODA(공적개발원조) 인지도 제고라는 장기 목표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서채연 월드비전 국제그랜트개발팀 간사는 “필리핀 정부와 협력해 정책변화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여타 사업과 차별점이 있다”며 “지역주민의 실제 수요를 반영해 장기적으로 보건정책 변화를 주도하며 이에 필요한 대규모 재원은 코이카에서 최대 15년간 제공받을 예정으로, 이를 통해 수원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과 코이카는 1단계 사업으로 2025년까지 보건시설 신축 및 개보수, 앰뷸런스 및 인큐베이터 등 의료기자재 확충으로 수원국 정부의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시에 고립낙후지역까지 보건 서비스가 도달할 수 있도록 보건지소 소속의 지역보건요원 대상 역량 강화 훈련을 실시한다. 지역보건요원은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의약품과 양육 지식을 전달하며 응급상황 시 상급 병원 방문을 돕는다.
지난 11월24일 진행된 신규 사업지역 북부 사말 및 사말주와의 양해각서 체결 행사에 참석한 코이카 필리핀 김은섭 소장은 “보건의료 분야는 한국정부의 대필리핀 국가지원계획(CP)의 지원 분야 중 우선순위에 있는 분야다. 이 사업을 통해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북부 사말의 도지사 에드윈 옹찬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인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임산부, 수유 여성, 2세 미만 아동의 건강증진이 중요하다. 여러 사업활동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 내의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