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 “삼성 사칭만 2800곳”
보일러업체 ㄱ사는 고객 항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 ㄱ사 상호로 등록한 사설 애프터서비스(AS)업체들이 부실수리를 하거나 폭리를 취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번호부에 보면 무려 1500개가 넘는 업체가 ㄱ사 상호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ㄱ사 공식 서비스센터는 40곳뿐이다.
ㄴ씨는 지역 생활정보지에 실린 ‘엘지(LG) 캐피탈’이라는 업체 광고를 보고 대출을 상담했다. 엘지그룹 관계사로 판단해 수수료를 먼저 냈는데 그 이후 회사와는 연락이 끊겼다. 엘지그룹은 캐피탈사업을 하지 않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동일·유사상호로 인한 피해실태와 정책개선과제’ 보고서를 내어 현행법상 사업자가 상호를 등록할 때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 탓에 유명기업의 이름을 딴 ‘가짜업체’가 난립해 소비자 피해가 잇따른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대기업 상호로 등록해 영업하는 업체는 ‘삼성’ 2799건, ‘현대’ 3949건, ‘엘지’ 505건, ‘에스케이’ 1115건 등에 이른다.
이처럼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상업등기법상 같은 지역에서 같은 업종·같은 상호만 아니면 등록을 허용하는 현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택배, 엘지익스프레스, 현대유리 등의 경우 전화번호부에 등록한 상호만 해도 각각 125건, 196건, 188건인데, 대부분 사설 개인사업체들이다. 대한상의는 “상호등록 때 동일·유사상호를 사전에 심사하고 이러한 상호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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