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분야 조달MAS 납품실적
중기 졸업예정 퍼시스, 납품금지 피하려 편법 자회사
중기청, 관련법 개정해 ‘중기 위장 대기업’ 걸러내기로
중기청, 관련법 개정해 ‘중기 위장 대기업’ 걸러내기로
사무용가구 1위 업체인 퍼시스에서 분할된 팀스가 ‘짝퉁 중소기업’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부가 중소기업으로 위장한 대기업이 공공구매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회와 중소기업청, 가구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공공구매에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분류 기준을 엄격히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면 거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5월 이 법률을 대표 발의한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이 중소기업청과 함께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법률 개정의 발단은 내년 1월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퍼시스가 최근 교육가구업체 팀스를 분할·설립해 공공시장 재진출을 꾀하면서 비롯됐다. 정부는 2009년 3월 중소기업만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한 중소기업기본법을 마련했다.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이 1500억원 이상이거나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인 중견기업 등은 공공시장에 진출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다. 다만, 중견기업의 충격을 고려해 3년간 유예기간을 둬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2009년 가구 조달시장 규모는 4100억원 정도로, 390개 업체가 다수계약제(MAS)에 참여하는데 퍼시스는 전체 시장의 21%에 달하는 8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퍼시스는 2006년부터 매출액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탓에 관련 법률에 따라 내년부터 공공시장에 참여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퍼시스는 교육용가구 사업부로 편성돼 있던 팀스를 법률상 중소기업 요건에 맞춰 분사시켰다. 팀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손동창 퍼시스 대표이사가 21.05%로 최대주주이고, 퍼시스 계열사인 시디즈와 일룸이 각각 12.25%와 5.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법률상 모회사가 자회사의 주식을 30% 이상 보유해야 관계회사로 인정하기에, 중기청은 지난 2월25일 팀스를 퍼시스의 계열사가 아닌 ‘중소기업’으로 확인했다. 곧이어 팀스는 공공구매 시장에 진출할 때 필요한 직접생산 증명을 중소기업중앙회에 요청했다. 올해는 퍼시스와 팀스가 함께 공공구매에 뛰어들고, 퍼시스가 퇴출하는 내년부터는 팀스가 남아 매출을 올리겠다는 뜻이다.
이에 반발한 중소 가구업체들은 ‘가구산업발전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중기청이 팀스를 중소기업으로 확인한 것은 부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팀스에 대한 직접생산확인 증명 발급을 금지하라”며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중기청 관계자는 “위장 중소기업 문제가 해마다 불거져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중소기업제품구매법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3월에는 에스피시(SPC)그룹의 사실상 계열사인 호남샤니가 중기청에서 ‘중소기업’ 확인을 받아 정부조달 빵 공공구매에 참여하려다가 제과·제빵 업계의 반발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