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 주도로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의 3각 연대 구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유럽 자동차 회사들에겐 미국이 '죽음의 시장'이 돼왔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수지를 못 맞추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7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의 르노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7년만인 1987년 아메리칸모터스에 갖고 있던 지배적인 지분을 크라이슬러에 매각한 뒤 철수했다.
이 회사가 당시 미국에서 주로 선보인 자동차는 '르노 9' 모델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다른 많은 회사들처럼 르노가 철수하게 된 것은 자사 자동차들이 유럽인보다 더 많이 자동차를 운행하는 미국인에겐 적합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르노 9이 잘못된 제품이었고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르노는 결국 투자여력을 상실한데다 미국 시장 진출을 격려했던 당시 회장 조르쥬 베세가 암살당하면서 미국에서 보따리를 쌌다.
프랑스의 PSA 푸조 시트로앵도 일본의 고급 자동차와 미국의 저가 자동차에 끼여 고전하면서 르노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돼 결국 1991년 미국 시장을 떠났다.
지금은 사라진 영국의 로버도 20년새 3번째로 1987년 미국 시장 문을 두드렸다가 결국 4년만에 철수했다. 혼다가 설계한 '로버 800'모델들을 선보였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이고 인기없는 자동차로 낙인찍혔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1983년 회사가 재정위기를 맞은 시점에 때맞춰 미국 소비자들이 피아트 모델 차들이 쉽게 녹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국을 떠나야만 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도 새로 내놓은 모델 '래빗'이 '비틀'의 성공신화를 잇지 못하게 되면서 최근 2년간 연간 10억유로씩 손실을 봤다. 다만, BMW와 포르셰와 같은 고급차 생산업체들만 살아 남았다. 독일의 벤츠도 미국에 진출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1998년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합병하면서 '다임러크라이슬러'란 이름으로 맥을 유지하고 있다. 포드와 피아트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자동차 판매 상담원 칼 루드빅센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인들을 경멸적으로 대하는데다 매우 거만한 태도를 지녀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이들 업체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봐 고객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바꾸는 게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1983년 회사가 재정위기를 맞은 시점에 때맞춰 미국 소비자들이 피아트 모델 차들이 쉽게 녹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국을 떠나야만 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도 새로 내놓은 모델 '래빗'이 '비틀'의 성공신화를 잇지 못하게 되면서 최근 2년간 연간 10억유로씩 손실을 봤다. 다만, BMW와 포르셰와 같은 고급차 생산업체들만 살아 남았다. 독일의 벤츠도 미국에 진출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1998년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합병하면서 '다임러크라이슬러'란 이름으로 맥을 유지하고 있다. 포드와 피아트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자동차 판매 상담원 칼 루드빅센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인들을 경멸적으로 대하는데다 매우 거만한 태도를 지녀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이들 업체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봐 고객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바꾸는 게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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