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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쫓기고 밀리고’ 자동차산업 길을 잃다

등록 2007-07-19 19:24수정 2007-07-20 16:47

대중국 수출은 ‘내리막’…일본과 기술격차 커져
주력 시장서도 주춤…“기술·설비투자 집중해야”
우리나라 제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의 생산능력 추격과 일본과의 기술력 및 브랜드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력 수출시장의 수요 둔화와 신흥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환율하락과 노사대립의 만성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국내 자동차 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추격 속 일본과 격차 커져…=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19일 ‘중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입 동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후발국과 선진국에 끼인 ‘샌드위치 처지’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 대중국 수출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계속 늘어나면서 중국의 추격과 일본과의 기술격차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완성차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2004년 4억5천만달러에서 2005년 6억2천만달러로 늘었다가 지난해 6억달러로 상승세가 꺾였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김준규 자동차공업협회 산업조사팀장은 “대중국 수출이 완성차와 부품에서 모두 하락세로 돌아선 뒤 반전의 계기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본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은 2004년 2억7천만달러, 2005년 3억4천만달러, 지난해 4억7천만달러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서는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수입이 늘었다.

자동차 산업에 드리워진 불안감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추격의 고삐를 죄어오는 중국과의 간격은 좁혀지는 반면 일본과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대차가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서 누적판매량 500만대를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가 둔화되고 채산성이 나빠지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산업 위기 닥치나?=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은 1조1천억원으로 2004년(2조5천억원)에 비해 갑절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것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져 수출 시장에서 차를 팔아도 이익을 별로 남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 하락세가 길어지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차 값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다시 판매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환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으려면 중·장기적으로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수익이 줄어드는 형편에서 여력이 달린다는 게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연구개발비로 연간 2조원 안팎을 쓰고 있는데, 1조원 남짓한 지금의 영업이익으로는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내수 시장도 뚜렷한 호전기미가 없다.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4%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지만, 예년에 견줘 수요 자체는 이미 20만~30만대 줄어든 상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수입차와 내수시장 경쟁도 본격적으로 벌여야 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끝나는 2010년이면 새로운 경쟁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며 “한국 자동차 산업이 당장 위기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위기 주의보’ 단계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2~3년 뒤 낙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수웅 연구위원은 “과거 도요타가 세 차례의 엔고 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실력을 쌓아 경쟁력을 높인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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